마음의 주소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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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주소
강원도 삼척군 황지면 황지 1리 12-1번지
세월에 무르익지 않는 기억의 터전 하나 있습니다 밤마다
쩡, 쩡, 울어대던 산들이 토해놓은 석탄줄기들은 막장으로
내몰린 인생들의 까만 가래톳처럼 늘 진지하였습니다
코르타르 지붕 잔설 날리던 어느 아침, 얼어붙은 수돗가에
서 컥, 컥, 탄진을 쏟아내시던 아버지의 등 뒤로 쏟아지던
햇살, 햇살들... 양은대야를 튕기며 흩어지는 물빛 절망은
투박하신 손마디가 못다 훔친 몇 방울의 눈물이었겠지요
성삼부 춘삼이 아저씨, 다이나마이트 사고로 펑 하고 비명
에 가신 날, 탄진가루를 시커멓게 뒤집어 쓴 집도, 교회당
도, 동네개들도, 또한 사람들도, 졸지에 혼자 된 각시도 까
맣게 까맣게 울었더랬습니다 남겨졌다는 외진 죄책감들,
초혼굿 칼춤에 얼 빠진 광부들은 주먹질 싸움에 끝내 서로
엉켜 울었답니다 춘삼이 아저씨 이쁜 각시 걱정에 훌쩍거
리던 서러운 유년의 젖무덤
강원도 삼척군 황지면 황지 1리 12-1번지
무덤의 비석처럼 심중에 우뚝 선 내 어린 날의 주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