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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월 30일 (수)

안녕하세요

창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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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의 불

구석기 조회 92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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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불경 소리에
연주대에 기댄 나무들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하는데
햐, 사방에 오색의 등 달았다
불시에 佛들이 들이닥쳐
불지르고 있는 것일텐데
마음에도 단풍 들고 있는 것인지
휘모리로 목탁 급하게 치면서
佛을 불러내고 있다
늦가을 나뭇잎 중생들은
철야로 삼천배 절한다고
무릎에 또 불이 난다
불혹을 넘어선 내가
불타오르는 단풍의 계절이 아닌가
해서 불현듯 불 아래 눕고 싶다
문득 고개 들어 쳐다보니
저 佛이 하나도 낯설지 않다
생기 없이 마른 가지의
나에게 불을 질러 놓고
밤늦게 불 같은 별 보며
불 꺼지지 않게 해달라고 빌던
어머니 나무 닮았다
산골 깊숙이 들어가
새벽같이 불 만들어 오신
아버지 나무 닮았다
연주암 佛에 불이 붙었는지
밀려온 안개의 연기가 자욱하다
관악 단풍의 저 불 때문에
불멸의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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