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고 일어서다
겨울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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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고 일어서서
걸음마를 마칠 무렵
눈을 감고 일어서 걸었다.
얼만큼을 걸어보면
가끔 이유도 찾겠지
내 걸음에는
그 이유를 찾을만한
잔잔한 날들이,
보일 하루가 없다.
물론
처음부터 눈을 감고 일어섰으니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따위는
더욱더 바라지 않고,
오는 손길을 거부하지 않겠지만서도
아마도 이 지루한 시간을 끝으로
나의 눈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