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외눈박이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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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납덩이를 올려놓은듯한 아침,
속이 답답해 죽겠다.
요즘 부쩍 엄마한테 섭섭한게 늘었다.
다른 사람들은 좀 웃기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음.. 3주정도 됬으려나..
정말 죽기직전 까지 맞아본적 이 있다.
무슨 말이었는지 잘 기억은 안난다만, 뭔가 꼬투리가 잡혀서
아.. 약을 버렸구나.. 다음번에 병원을 갈때는 약을 바꾼다고 했다.
상담은 엄마랑 의사선생님이랑 하니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엄마가 전해주는말, 선생님이 전해주는 말로 고개 끄덕할정도만
이해를 시킨다..
아무튼,, 약을 버렸는데 엄마가 약을다 먹었냐고 했는데; 난다먹었다고했다;
갑자기 엄마가; " 너 엄마 거짓말제일싫어하는거알지 !!!!" 막하면서
또 따발총같은 잔소리를 해댄다.
이 약을 먹고 안먹고 죽고 안죽고 뭐, 낫고 안낫고
전에 있던 우울증이야기 까지 들먹거리며 짜증나게 했다.
너무 짜증이나서 " 아 짜증나 !! 그냥 죽으면되잖아 !!"
이런; 말을 해버렸다.
순간 싸늘하리만치 흐르는 고요함 .
엄마가 베란다에서 쇠파이프를 가지고 오더니 -ㅁ-.. 개패듯이 팬다.
아픈애를 어떻게 때리냐고 하시겠지만.. 하하;
나는 맞아도 싸다.
나는 죽어도 잘못했다는 말은 하지않았다.
" 그러게 진작 죽던가 낫던가 하지. 이게 뭐야 !!!
골골거리지좀 말고 그냥 아프지말고 죽어 ! 죽고싶으면 ! 너죽고 엄마도
죽고 아빠도 죽고 ! "
말을 잇지도 못하고 엄마가 울면서 어느덧 때리는 곳은 내가 아니라
애꿎은 벽이나 바닥이다..
배 아픈척을 하면 그만때릴까 -0- 난 그때까지도 잔머리밖에 안굴러갔나보다.
배를 움켜잡고 아파했더니 더 때린다 -ㅇ-...
그냥 죽으라면서...
얼마전에 엄마랑 아빠가 이혼까지 갈뻔한 적이 있었다..
엄마를 이해 한다... 뼈저리게 이해한다..
얼굴도 보지 못한 내 아기를 보내도 그렇게 슬펐는데
엄마는 17년동안 미운정 고운정 다들며 키운 나를 어떻게 보낼까..
아빠를 이해 한다.. 직장에서 번돈 빠듯해서 내가 사랑하는 플룻도
팔고 ... 아픈사람들에게 약을 주는 일을 하시는데 막상 딸이 아픈데
마음이 어떠실지 안다.
우리 아빠는 소아마비에 걸리셨다.. 어렸을적 유치원 운동회에서
아빠랑 뛰기 종목이있었는데 , 이런.. 아빠가 나오지않고 삼촌이나온것이다.
나는 안뛰겠다고 아빠가 안나오면 안뛴다고 악을지르고 결국은
내 운동회는 아빠의 눈물로 망쳐졌다.
지금도 사진이있다. 삼촌 목에 타고서 울고있는 나, 웃고있는 삼촌
그 뒤에 조그맣게 보이는 아빠 뒷모습.
그때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집에오면.. 아픈 딸 .. 약을 안먹겠다고 밥도 안먹겠다고 바락바락 우기는
미운딸. 골골거리기를 8개월째.. 나을만 하면 다시 아프고 나을만하면
다시 아픈 안타까운 딸, 헛소리만 해대는 미운딸...
엄마도 모든걸 기억하나보다.
울면서 울면서 나를 때렸다.
이혼은..안돼요.. 더군다나 나때문에 이혼은 안돼요..
아빠 엄마없으면 안되잖아요.. 엄마도 아빠없으면 안되잖아요..
가끔 이런생각. 아니 .. 요즘들어 자주 한다..
내가 가고나면 정말로 두분이 행복해질거야...
동생.엄마.아빠 이렇게 셋이서.. 행복한 가정이될거야..
얼마전에는 아빠 갈비뼈에 금이가서 , 가슴이 철렁했었다.
약국에서 무거운 박스를 들다가 찍히셨단다. 가슴이아프다..
어제.. 엄마랑 나랑 동생..셋이서 잘때 . 엄마가 동생쪽으로 돌아누웠다 =_=
그게 자꾸 싫어서. 내쪽으로 돌아누우라고 했더니
싫댄다 =0=...
갑자기 휙 돌더니. " 너는 어쩜 나 어릴때랑 똑같이 생겼니 징그럽다 야! "
하고는 다시 돌아눕는다. -_-+
더 이뻐해줘야되는거 아닌가 싶다 ㅠㅠ..
엄마는 지금 또 열심히 화장을 하신다.
나는 집에있고. 세식구 각자 자기 하루를 시작하러 나간다.
나도 내 하루를 시작해야지..
엄마 아빠에게 무슨감정을 가질까 고민좀 해봐야겠다.
돌아가신 이모가 좋아하는 찬송인데 나도 너무 좋아한다.
습관처럼 부르곤 한다.
저높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나아갑니다.
내 뜻과 정성 모두어
날마다 기도합니다.
내 주여 내 발 붙드사 ..
그 곳에 서게 하소서..
그 곳은 빛과 사랑이 언제나 넘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