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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1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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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외눈박이물고기 조회 60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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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납덩이를 올려놓은듯한 아침,

속이 답답해 죽겠다.

요즘 부쩍 엄마한테 섭섭한게 늘었다.

다른 사람들은 좀 웃기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음.. 3주정도 됬으려나..

정말 죽기직전 까지 맞아본적 이 있다.

무슨 말이었는지 잘 기억은 안난다만, 뭔가 꼬투리가 잡혀서

아.. 약을 버렸구나.. 다음번에 병원을 갈때는 약을 바꾼다고 했다.

상담은 엄마랑 의사선생님이랑 하니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엄마가 전해주는말, 선생님이 전해주는 말로 고개 끄덕할정도만

이해를 시킨다..

아무튼,, 약을 버렸는데 엄마가 약을다 먹었냐고 했는데; 난다먹었다고했다;

갑자기 엄마가; " 너 엄마 거짓말제일싫어하는거알지 !!!!" 막하면서

또 따발총같은 잔소리를 해댄다.

이 약을 먹고 안먹고 죽고 안죽고 뭐, 낫고 안낫고

전에 있던 우울증이야기 까지 들먹거리며 짜증나게 했다.

너무 짜증이나서 " 아 짜증나 !! 그냥 죽으면되잖아 !!"

이런; 말을 해버렸다.

순간 싸늘하리만치 흐르는 고요함 .

엄마가 베란다에서 쇠파이프를 가지고 오더니 -ㅁ-.. 개패듯이 팬다.

아픈애를 어떻게 때리냐고 하시겠지만.. 하하;

나는 맞아도 싸다.

나는 죽어도 잘못했다는 말은 하지않았다.

" 그러게 진작 죽던가 낫던가 하지. 이게 뭐야 !!!

골골거리지좀 말고 그냥 아프지말고 죽어 ! 죽고싶으면 ! 너죽고 엄마도

죽고 아빠도 죽고 ! "

말을 잇지도 못하고 엄마가 울면서 어느덧 때리는 곳은 내가 아니라

애꿎은 벽이나 바닥이다..

배 아픈척을 하면 그만때릴까 -0- 난 그때까지도 잔머리밖에 안굴러갔나보다.

배를 움켜잡고 아파했더니 더 때린다 -ㅇ-...

그냥 죽으라면서...

얼마전에 엄마랑 아빠가 이혼까지 갈뻔한 적이 있었다..

엄마를 이해 한다... 뼈저리게 이해한다..

얼굴도 보지 못한 내 아기를 보내도 그렇게 슬펐는데

엄마는 17년동안 미운정 고운정 다들며 키운 나를 어떻게 보낼까..

아빠를 이해 한다.. 직장에서 번돈 빠듯해서 내가 사랑하는 플룻도

팔고 ... 아픈사람들에게 약을 주는 일을 하시는데 막상 딸이 아픈데

마음이 어떠실지 안다.

우리 아빠는 소아마비에 걸리셨다.. 어렸을적 유치원 운동회에서

아빠랑 뛰기 종목이있었는데 , 이런.. 아빠가 나오지않고 삼촌이나온것이다.

나는 안뛰겠다고 아빠가 안나오면 안뛴다고 악을지르고 결국은

내 운동회는 아빠의 눈물로 망쳐졌다.

지금도 사진이있다. 삼촌 목에 타고서 울고있는 나, 웃고있는 삼촌

그 뒤에 조그맣게 보이는 아빠 뒷모습.

그때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집에오면.. 아픈 딸 .. 약을 안먹겠다고 밥도 안먹겠다고 바락바락 우기는

미운딸. 골골거리기를 8개월째.. 나을만 하면 다시 아프고 나을만하면

다시 아픈 안타까운 딸, 헛소리만 해대는 미운딸...

엄마도 모든걸 기억하나보다.

울면서 울면서 나를 때렸다.

이혼은..안돼요.. 더군다나 나때문에 이혼은 안돼요..

아빠 엄마없으면 안되잖아요.. 엄마도 아빠없으면 안되잖아요..

가끔 이런생각. 아니 .. 요즘들어 자주 한다..

내가 가고나면 정말로 두분이 행복해질거야...

동생.엄마.아빠 이렇게 셋이서.. 행복한 가정이될거야..

얼마전에는 아빠 갈비뼈에 금이가서 , 가슴이 철렁했었다.

약국에서 무거운 박스를 들다가 찍히셨단다. 가슴이아프다..

어제.. 엄마랑 나랑 동생..셋이서 잘때 . 엄마가 동생쪽으로 돌아누웠다 =_=

그게 자꾸 싫어서. 내쪽으로 돌아누우라고 했더니

싫댄다 =0=...

갑자기 휙 돌더니. " 너는 어쩜 나 어릴때랑 똑같이 생겼니 징그럽다 야! "

하고는 다시 돌아눕는다. -_-+

더 이뻐해줘야되는거 아닌가 싶다 ㅠㅠ..

엄마는 지금 또 열심히 화장을 하신다.

나는 집에있고. 세식구 각자 자기 하루를 시작하러 나간다.

나도 내 하루를 시작해야지..

엄마 아빠에게 무슨감정을 가질까 고민좀 해봐야겠다.

돌아가신 이모가 좋아하는 찬송인데 나도 너무 좋아한다.

습관처럼 부르곤 한다.


저높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나아갑니다.
내 뜻과 정성 모두어
날마다 기도합니다.
내 주여 내 발 붙드사 ..
그 곳에 서게 하소서..
그 곳은 빛과 사랑이 언제나 넘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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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와머피
정말 사람마다 다 그렇게 어려운가요.. 님도 님의 가정도 ... 저도 그래요.. 님처럼 아프진 않지만.. 저도 가슴이 참 시리군요.. 너무 가슴이 아프군요.. 날마다 기도해야겠어요.. 날마다...
(2003.08.13 13:05:02)  
책과술
병이 들거나 몸이 아프면 사람이 이기적이기 쉽데요...참 맞는 말 같아요~ 또 나쁜생각도 많이 하게되고.... 님 아프신 그 마음 제가 털끝 만치라두 이해할가 모르겠습니다만, 어린애 처럼 굴기 보다는 웃고 밝고 건강한 모습보이려구 힘들어하시는 부모님께 그렇게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요?
(2003.08.13 13:40:28)  
릴리
자식이 부모님한테 제일 못할 짖이 바로 부모님 보다 먼저 떠나는거야..제일 불효 하는거지..그런데 " 아 짜증나 !! 그냥 죽으면되잖아 !!" 라고 했다구? 맞아도 싸다.싸!! 솔직히 넌 가버리면 그만이야...하지만 널 사랑하고 아껴주던 남겨진 자들의 슬픔을 어떻게 달래줄거니...자식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땅에 묻지만 부모님들은 자식이 죽어면 가슴에 묻는데....평생 아프신거지...그러니 제발 희망을 잃지 말고 살아야돼...그게 제일 큰효도인거야.
(2003.08.13 14:54:24)  
외눈박이물고기
잘알아요..나 너무이기적인거. 난 가버리면 그만이라는 것도 . 그거만큼 무책임한것도 없는다는 거. 너무심심해서 만화책을 봤어요. 밴드 그러니까.. 음악을 하는사람에 대한 거였어요. 나는 음악이너무 좋아요. 학교에서 교회에서 못했던 밴드 계속 하고싶고 멋지게 살고싶어요. 죽은언니가 못다한 플룻도하고싶어요. 항상 그렇죠. 그 사람과는 행복하게 사랑하다가 결혼까지 하는거, 내 꿈을 이뤄서 그 부분에서는 최고가되고싶은거 . 이런 내모습 엄마 아빠한테도 보여주고 싶고. 생각은..꿈은.. 하늘에 가득찼어요. 하지만 막상 그 꿈의 주인은 키 150 밖에 안되는 죽어가는 한움큼 흙이에요. 그 커다란 하늘 윗공기에도 못미치고 왠만한 나무 한그루 반토막도 안되죠. 그리고 그 꿈의 주인은 병들었어요. 시들었어요. . . ... 그 누구에게도 꿈은 커다랗고 소중하겠고 , 또 누구는 꿈이없어 괴롭기도하겠지만 . 나는 .. 왜 그누구보다 작아보이는지모르겠어요
(2003.08.13 17:57:04)  
아리니
작지 않아.. 언니가 보는 물고기는 참 큰 사람인걸^ㅡ^ 마음이 말이야 아주아주 큰 사람 같아.. 아빠, 엄마 사랑하잖아'ㅡ'? 그치? 그러니깐 그냥 그 사랑대로만 표현하면 되는거야.. 힘들겠네.. 글두 힘내기^ㅡ^!!
(2003.08.13 18:09:48)  
유키
원래 아프면 별 소리가 다 나와. 그게 다 내맘대로 안될거라는 생각때문에 그래. 맞았을때 어디가 아팠니?^ㅡ^; 둘다 아프겠지. 흐음.. 아니 셋넷.. 아픈사람 아픈곳은 많이도 늘어날거야. 그치만 아픈건 마음이든 어디든 시간이 치료해주고는 해. 시간이 약이고 그때가 지나면 그때는 울던것도 내가 그랬지 하는 때가 온다구^ㅡ^ 정말 그렇게 될거라고 믿어
(2003.08.14 00:00:58)  
수줍은물망초
눈물없는 저이지만, 물고기 님 글에 울려다 그만 들이삼켰습니다. 아마 혼자있는 자리였다면 울었을테지요. 힘내세요...... 이런 말은 너무 식상한가요. 그래도 이말뿐이네요. 몇번 문.사에서 스쳐가다 본 적은 있지만.. 저도 워낙에 몇번 들어오지 않아서요. 이런 이야기를 숨겨놓으신 줄은 몰랐네요. 아무리 힘이 들어도.. 아직 열일곱이시잖아요. 열일곱. 열일곱... 참 낯설지 않은 단어에요. 저 역시 열일곱이니까요. 아직은 희망이란 것을 품으면서 웃을 수 있는 나이잖아요...?
(2003.08.14 22:16:18)  
외눈박이물고기
아리니언니 말을듣고, "내가? 정말 내가??" 이런 생각해보게 됐어.. ^^ 나도 앞으로 다른사람들한테 그런말 많이해줄래. 다시 생각할지도 모르잖아 ^^ 언니 행복 잘받았구.. 행복한만큼 더 건강해질게.. 그리고, 음// 유키군, 내맘을 아는구나 호홍^ㅇ^; 맞아, 별소리 다나오고 별생각 다해보게되. 맞을때.. 마음이 너무많이 아팠지.. 그리고,시간이 치료해주는건 나도 알아. 다들 경험해봤을거구.. 유키도 그래서 나한테 유키의 얘기 해줄수있었겠지..^^? 열일곱, 열일곱이 마지막이되어선 안되겠죠 ^ㅡ^? 고맙습니다.
(2003.08.15 19: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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