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詩] 4월, 라보엠 - 임영준
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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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불티가 바람을 타고
광야를 달려가는 사이
솔바람에 지친 나그네들은
마차 곁에서 담담히
굴곡 없는 여백과
한가로운 영면을 꿈꾼다
허공을 떠도는 행운은
가슴을 부여안고 내내
고대하고 있던 그들에겐
겨우 볕뉘 한점 떼 주고
온 누리엔 골고루 베풀고
으늑히 스며들어 간다
애초에 큰 것을 바라고
찬란히 뜰 것도 아니었다
감미로운 선율을 두르고
넉넉한 꽃잎에 둘러싸여
가분히 춤추고 노래하고
마음껏 떠돌 수만 있다면
자존을 품은 박제가 되어
오롯이 떠나가도 좋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