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詩] 봄날의 청춘 - 임영준
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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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이 시샘하니
챙 넓은 모자를 썼지요
방심을 흔들어 대는
동네 떠꺼머리들이
행여 몰라볼까 봐
새빨간 스카프를 두르고요
깡충거려도 거침이 없는
알다리 분홍 치마에
날렵한 꽃신을 신고
바구니 가득 나물을 캐다가
넌지시 내미는 약과에
음료에, 딸려오는 열기에
까무러칠 수밖에 없었고요
현기증에 몸서리쳐도
아슬한 그 아지랑이 언덕을
뻔질나게 찾게 되던
알쏭달쏭한 봄날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