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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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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詩] 쥐불놀이 - 임영준

리오 조회 1,87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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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신명 나게 돌려볼까 
휘영청 달 밝은 밤에 
마을이 훤히 보이는 언덕배기에서 
말썽꾸러기들 모조리 모아놓고 
폐부를 찌르는 혓바닥 송곳으로 
넋 빠진 깡통에 사정없이 숭숭 구멍을 뚫고 
얽히고설킨 인맥이니 당파니 하는 끈으로 묶고 
안에다 잡것들의 패설을 깔고 
끝도 없는 탐욕의 지푸라기를 넣고 
시퍼렇게 살아있는 잡귀들도 쑤셔 넣고 
온갖 거짓과 야욕의 감투들을 찢어 넣고 
저만 잘났다는 착각의 부싯돌로 불을 붙여 
원도 한도 없이 가열차게 돌려보자 
시뻘겋게 돌아가다가 튀어 오르는 불씨들이 
애끓는 벌판을 태우고 
침묵하는 비겁을 밝히고 
소리 없는 아우성을 번져나가게 하고 
설움에 짓눌린 잡초들을 일으킬 때까지 
안간힘을 다해 돌려 보자 
쥐불놀이로라도 원 없이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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