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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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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詩] 여름사냥 - 임영준

리오 조회 2,13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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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이 뜨거운 태양아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일상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함께 사냥을 떠나보는 것이 어떤가 
먼저 파릇한 얼굴과 단정한 매무새 따위는 
가까운 이들에게 대충 미루어두고 
심산이나 욕망 따위는 낯 두꺼운 자들에게 떠넘기고 
청량한 기미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좋으니 
팍팍한 가슴에 여유 일발 장전하고 
흐밋한 머리에 본능의 띠를 두르고 
불만 가득한 뱃속엔 수긍의 배짱을 채우고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사냥을 떠나보자 
눈에 띄는 원두막이 보인다면 
함께 누워 별을 헤던 친구들을 잡아보자 
가차없는 땡볕을 원망하지 말고 
으늑한 계곡 얼음물에 발을 담그고 
열망에 몸부림치던 시절을 끝까지 뒤쫓아 잡아채보자 
한껏 졸아붙었던 가슴을 망망대해 해변으로 실어가 
감질나던 설레임과 아슬한 추억만 남기고 
겨냥할 것도 없이 연발로 후련하게 쏘아버리자 
더 이상 늘어져 일그러지지 않게 
여름창공에 산산이 날려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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