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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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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詩] 여름의 전설 3 - 임영준

리오 조회 3,20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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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의 더벅머리 
몇몇이 모여 앉아 
울뚝불뚝 실랑이했다 
산으로 가자 
바다로 가자 
차라리 
도시의 밤을 지키자 
우골탑 따위는 
멀리 제쳐두고 
물 좋고 때깔 고운 
날라리판만 찾았다 
한여름 내내 
글자 한번 안 보고 
손가락 한번 
헤아리지 않아도 
든든한 밥줄이 생기니 
책상머리를 
지킬 이유가 없고 
신나게 젊음을 퍼붓고 
갈 데까지 가보아야 
후회도 없고 
땡볕에 부푼 정염과 
무풍에 빠진 근성일랑 
계곡에 묻고 
파도에 실어 보내면 
절로 풀어지고 
엄벙뗑 넘어가도 
대충 살아지니 
일단 싸지르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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