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詩] 골목길 - 임영준
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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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어디 갔을까
구석구석 헤집고 깔깔거리던
그 개구쟁이들은 다 어디 갔을까
딸랑딸랑 두부 찹쌀떡 메밀묵
제치국 사이소 제치국 사이소
단잠을 앗아가던
그들은 다 어디 갔을까
꼬불꼬불 꼬부랑
울퉁불퉁한 흙탕길을
짓무른 눈으로 피해 다니던
할머니 할아버지 다 어디 갔을까
허구한 날 신세 한탄
막걸리 몇잔에 허물어져
여기저기 치받으며 육자배기 뽑던
만신창이 그 아저씨 어디 갔을까
쪽창에 어설픈 불 밝히고
위태로운 굴뚝에 실연기 피우고
처마 낙수에 웅덩이 패이던
그 골목길 모두 다 어디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