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詩] 여행자의 시 - 임영준
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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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발길 닿는 곳 어디든
뭔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낯설고 지쳐 우두커니 있어도
가슴을 파고드는 독백으로
삶을 북돋을 수 있지 않을까
빈손으로 홀연히 떠나도
입에 붙은 가락만으로
잡티가 가득한 몰골을
툭툭 털어버리고
가뿐히 돌아올 수 있으리
뱃고동소리에 애잔한 추억을
산등성에 걸린 노을에 눈물을
맡기고 돌아온 후엔
무심코 흘리고 온 홀씨가 홀로
자라고 있지는 않을까 싶어
다시 또 떠나지 않을 수 없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