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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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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詩] 4월, 라보엠 - 임영준

리오 조회 1,9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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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불티가 바람을 타고 
광야를 달려가는 사이 
솔바람에 지친 나그네들은 
마차 곁에서 담담히 
굴곡 없는 여백과 
한가로운 영면을 꿈꾼다 

허공을 떠도는 행운은 
가슴을 부여안고 내내 
고대하고 있던 그들에겐 
겨우 볕뉘 한점 떼 주고 
온 누리엔 골고루 베풀고 
으늑히 스며들어 간다 

애초에 큰 것을 바라고 
찬란히 뜰 것도 아니었다 

감미로운 선율을 두르고 
넉넉한 꽃잎에 둘러싸여 
가분히 춤추고 노래하고 
마음껏 떠돌 수만 있다면 
자존을 품은 박제가 되어 
오롯이 떠나가도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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