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아기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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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하늘은 왜 파래?"
"응...그건 하느님이 세상을 사랑하셔셔 파랗게 칠해놓으셨기 때문이
지...."
"왜 파랗게 칠했는데?"
"파랑은 사랑의 색이기 때문이지...."
"그럼 바다도 그것 때문에 파란 거야....?"
"아니 그건 하늘이 심심할까봐 하느님께서 친구하라고 그렇게 하신 거
야...."
"색깔이 같으면 친구가 되는 거야...?"
"네가 영희랑 놀려면 같은 놀이를 해야 되지?"
"응..."
"그런 것처럼 둘의 색깔도 같은 거야...."
"~ 형은 정말 모든 걸 다 아네. 도대체 형은 그걸 어떻게 다 알아...?"
"그건 형이 하느님의 친구이기 때문이지...."
"그럼 나도 하느님이랑 친구하면 모든 걸 다 알 수 있어....?"
그래...."
"이야~~ 그럼 나도 형처럼 천재가 되겠네..."
우리형은 천재다.
아빠 엄마도 모르는걸 형은 다 알고 있다.
형은 늘 형보다 더 많은 걸 아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형이 그러는 걸 보면 세상엔 정말 천재가 많은가 보다.
그치만 내 주변엔 형보다 많은 걸 아는 사람은 없다.
우리 아빠, 엄마는 물론이고 우리 유치원 선생님까지도
형만큼 똑똑하진 않다.
그 분들은 언제나 내가 물어본 질문에...
"글쎄...넌 왜 항상 이상한 것만 물어보니..."라면서 핀잔만 하니까...
아마도 그 분들은 자기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은가 보다.
나보다...그래...자신들의 체면이 깎인단 얘길 했던 것 같다.
체면은 참 비싼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깎이지 않으려고 그러는 걸 보면...
참, 내일은 형한테 체면이 뭔지 물어봐야겠다....헤헤
우리 옆집에는 예쁜 영희가 산다.
영희는 장차 나의 신부가 될꺼다....히히
우린 이미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어제 영희랑 싸웠다~~씨~~
영희가 우리 형더러 바보라고 놀렸기 때문이다.
난 아니라고 했지만...
영희는 우리형이 꼴찌라며 바보라 그랬다.
꼴찌가 무언지 몰라도 그리 좋은 게 아닌 건 틀림없다.
그러니 우리형을 바보라 하지...
영희는 참 나쁘다.
다신 영희랑 안 놀꺼라고 하늘에 맹세했다.
근데....영희랑 안 놀면 영희가 내 신부가 될 수 없는데.
어쩌지...? 형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물어봐야겠다.
"넌 이걸 성적표라고 들고 왔니...?"
"......."
엄마 목소리가 커진 걸 보니 형이 또 성적표라는 걸 들고왔나 보다.
난 성적표가 싫다.
엄만 그 이상한 종이 조각에 찍혀나오는 숫자가 늘 많다고뭐라 하신다.
이상하다...분명 수는 클수록 좋은 건데...
돈만 해도 100원보단 1000원이 더 좋으니까 말이다.
아무래도 엄만 우리 형만큼 똑똑하지 않은 가 보다.
그래서 형이 알고있는 그 많은 것들은 알려하지도 않은 채....
그 종이 조각만 보고 형을 혼내는 걸 보면...
언젠가 엄마 몰래 형의 성적표란 걸 본적이 있다.
"등수 : 53/54" ~
그러고 보니 형이 혼난 이유를 알 것 같다.
분명 54등을 놓쳤기 때문일 것이다.
하긴 내가 봐도 아쉽다.
다음엔 형이 54등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겠다.
"형...꼴찌가 뭐야..?"
엄마에게 야단맞은 형이 들어오자 난 형을 보고 물었다.
"그건 가장 뒤에 있는 사람을 말하는 거야...."
"뒤...?"
"그래...앞이 아닌 뒤에서 앞에 있는 모든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자
리...."
"그럼 꼴찌가 안 좋은 거야?"
"글쎄...."
어....처음이다. 형이 글쎄라고 말한 건 처음이다.
햐~~ 형도 모르는 게 있구나...
"많은 사람들이 안 좋다고는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아닌 것 같아..."
"그럼...?"
"어차피 누가 해도 해야되는 거라면 내가 하는 것도 괜찮지 뭐...."
"왜 형이 하는데?"
"그건 다들 싫어하기 때문이지..."
"음...모르겠다..이번엔..."
"언젠가 너도 크면 알게 될꺼야...'
형도 잘 모르는 거니까...나도 잘 몰라도 된다고 생각한다.... 참...
"참, 형...나 어제 영희랑 싸웠다.."
"왜...?"
"형이 꼴찌라며 바보래...그래서 내가 아니라 그랬지.."
"하하...그래서?"
"다신 안 놀거라고 맹세했는데..."
"그랬는데...?"
"영희는 내 신부가 되기로 했는데 어떻게 해...?"
"신부로 되기로 한 약속이 먼저니까 맹세는 아무런 효력이 없어..."
"그래..? 그치만 형보고 바보라 해서 내가..."
"괜찮아...하느님도 용서하실 꺼야...약속이 더 중요하잖아..."
"그치...? 약속한 게 있으니까 지켜야겠지?"
"그럼.."
하하...형이 괜찮다 그랬다...
그럼 정말 괜찮은 가보다...뭐..
하긴 약속이 중요하니까...히히
내일 아침일찍 영희랑 또 소꿉놀이 해야지.
유치원에서 꼴찌가 뭔지를 배웠다.
그러니까 그건 사람들 중에서 제일 바보란 얘기였다.
으앙~~~믿을 수 없다.
우리형은 절대 바보가 아니다.
형은 모든 걸 알고있다.
형은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강하다.
난 형이 우는 걸 본적이 없다...아니...
한 번은 본 거 같다.
형 친구가 집을 나가서 걱정이 되서 그렇단 것이었다.
이상하다..그 형 친구는 형을 때리고 했었는데..
그래 어쩌면 형은 바본지도 모르겠다.
늘 형을 괴롭히던 사람을 위해 눈물까지 흘리며 기도하다니...
치..나 같은 그런 거 절대 안 한다.
그치만...그래도 난 우리 형이 제일 좋다....뭐...
아니...영희가 더 좋은 가?
헤~~~ 잘 모르겠다.
으앙~~~~~~~~
형이 병원에 누워있댄다.
엄마가 방금 병원으로 가셨다.
형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그런 거라고 영희가 그랬다.
난 아빠가 와야 같이 가는 데...
영희가 어쩌면 죽을 지도 모른다 그랬다.
죽는 게 뭘까...?
형한테 물어봐야겠다.
영희는 영영 사라지는 거라 했지만 난 믿을 수 없다.
하느님! 우리 형 데려가지 마요...
아빠가 오실 때까지 울었던 것 같다.
사람들의 표정이 어둡다.
모두들 이상한 표정으로 우리형을 쳐다본다.
정말 싫다...모두들 이상한 표정들을 하고 있다.
"철수야..."
형이 부른다....날 부른다...
"형 죽는 거야....?"
"그래...그런 거 같아..."
"형 죽지마...형 죽으면 싫어..."
"너 죽는 다는 게 뭔지나 알고 그래?"
"으응~~"
난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뭔데...형?"
"그건...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는 거야..."
"영원히...?"
"사랑은 뭔데 그럼?"
"너 영희랑 함께 있으면 좋지?"
"응..."
"떨어져 있으면 같이 놀구 싶구 그러지?"
"응..."
"그런 걸 사랑이라 하는 거야..."
"그럼 나도 형을 사랑하는 거네..."
"그럼..."
"그러면 형은 이제 내 마음속에 영원히 함께 하는 거네..?"
"그래..."
"그러면 형은 이제 학교도 안 나가고 나만 따라다니는거야?"
"그래....널....영원히 지켜보는 거야..."
"그럼 영영 가는 거 아니지?"
"그래....가서 하느님께 인사만 하고 올께.."
"그럼 빨리 갔다 와..."
"그래...그럴께..."
한참을 지난 후에야 알았습니다.
내가 학교란델 다니기 시작했을 때....
처음엔 모두 거짓말인 것 같았던 형의 말이
모두 사실임을....
그리고 형이 지금도 나와 함께 한단 사실을...
이건 영희에게 비밀이지만
어쩌면 난...
형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희보다 더 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