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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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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열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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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부
<아기 예수는 슬픔 속에서 탄생한다>

제 5 장 사랑의 간청



내 몸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일주일이 지나서였다. 이제는 매맞을 걱정이 없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식구들이 나에게 잘해 주었다. 그러나 난 늘 허전했다.
예전의 나로 돌아가게 해 주는 건 사람들을 믿어야 하며 남의 선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난 늘 밍기뉴 곁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와 말을 주고받는 것조차 싫었다.

기껏해야 그의 곁에 앉아 동생과 노는 것이 전부였다. 난 루이스가 좋아하고 아끼는 단추들을 온종일 올렸다 내렸다 하던가 '빵 데 아쑤까르'산의 케이블카 놀이를 하며 지냈다. 무척 다정하게 루이스를 대해 주었다. 왜냐하면 이런 놀이를 좋아했을 때는 나도 그 애처럼 어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글로리아 누나는 이같은 나의 변화에 오히려 불안을 느끼고 걱정하였다. 그래서 내게 딱지 뭉치도 갖다 주고 구슬주머니도 갖다 주었다. 그러나 난 손도 대지 않았다. 난 영화구경도, 구두닦이도 시들했다. 내 가슴속에 슬픔이 커 가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이토록 작은 나를 그토록 지독하게, 마치 짐승처럼 두들겨 때리다니, 왜 그런지 이유조차 모른 채..... .

글로리아 누나는 내 환상의 세계를 다시 불러일으키려고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 것들은 이제 없어. 모두 멀리 가버렸어."

누나는 가끔 후레드 톰프슨과 그 친구들 얘기도 걸어왔다. 그러나, 그녀는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한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그 변화란 내가 보는 영화를 바꿔야 한다는 결심이다. 이젠 더 이상 카우보이 영화도 인디언 영화도 필요 없었다. 이제부터는 어른들이 말하자는 애정영화를 봐야 하는 것이다. 키스하는 장면도 포옹하는 장면도 많고 누구나 좋아하는 그런 영화를 봐야 하는 것이다. 적어도 매만 맞고 사는 나 같은 사람에게 다른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을 봐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드디어 학교에 갈 수 있는 날이 되었다. 그러나 학교에 가지 않았다. 난 뽀르뚜가가 일주일 동안이나 '우리'차를 타고와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내가 만나고 싶을 때는 언제나 만날 수 있었다.

내가 나타나지 않아 걱정했을 게 틀림없다. 그러나 내가 아프다는 것을 알았더라도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죽음으로 비밀을 지킬 것을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우정은 하나님 외에는 아무도 알아서 안된다는 비밀을.



역 맞은 편에 있는 빵집 가까이 가니 그 멋진 차가 세워져 있었다. 그때서야 겨우 내 마음속에 한 줄기 행복의 빛이 비치는 것 같았다. 난 그리움으로 두근대는 가슴을 안고 앞으로 달려갔다. 이제 진정한 친구를 만나는 것이다.

바로 그 때 역 입구로부터 멋진 기적소리가 울려와 나를 놀라게 하였다. 그것은 이 기찻길의 주인 격인 난폭하고도 거만한 망가라치바 기차였다. 기차는 온몸을 날렵하게 흔들어 보이며 나는 듯이 지나갔다. 창문마다 사람들이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여행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어렸을 적엔 이 망가라치바를 구경하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었던가?

차가 선로 끝으로 사라지고 난 뒤에도 계속 손을 흔드는 것이 그렇게 좋았는 데, 이제 그런 짓을 할 나이의 애는 루이스뿐이지.

빵집 탁자들 사이에서 나는 그를 찾아냈다. 그는 사람들이 꽉 차도 찾을 수 있도록 마지막 탁자에 앉아 있었다. 그 멋진 체크무늬 조끼도 입지 않고, 깨끗한 샤쓰의 소맷자락도 잠그지 않은 채 등을 보이고 앉아 있었다.

약간 현기증을 느끼며 나는 그의 등뒤에 다가갔다. 라디스라우 씨가 그를 놀라게 해 주었다.

"잘 봐, 뽀르뚜가, 누가 와 있는지 아나?"

그가 천천히 돌아섰을 때 나는 분명히 그의 얼굴이 기쁨으로 활짝 개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팔을 벌려 아주 오랫동안 포옹해 주었다.

"그래, 오늘은 네가 올 거라고 내 마음이 그러더라."

그리고 한동안 나를 쳐다보았다.

"이 도망자야, 어딜 그렇게 오랫동안 가 있었지?"

"그 동안 많이 아팠어요."

그는 걸상을 끌어당겼다.

"자, 여기 앉거라."

그리고 종업원을 불러 내가 좋아하는 주스와 과자가 나왔지만 난 먹지 않았다. 팔을 머리에 대고 앉아 있기만 했다. 그 때 그는 내가 기가 죽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먹기 싫니?"

대답을 안하자 뽀르뚜가는 내 얼굴을 들어올렸다. 입술을 꼭 다물었으나 내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음, 이것봐라, 이게 무슨 짓이지, 꼬마친구? 네 친구에게 속 시원히 말해 봐."

"말할 수가 없어요. 여기서 못하겠어요."

저 쪽에서 라디스라우 씨는 알 수 없다는 듯이 머리를 가로 저었다. 나는 한 가지만 말하기로 결심했다.

"뽀르뚜가, 아직도 그 차가 '우리'차인 게 틀림없나요?"

"그래, 아직도 못 믿겠니!"

"그렇다면, 지금 저하고 드라이브하러 가실 수 있나요?"

내 간청을 듣고 그는 깜짝 놀랐다.

"네가 원한다면 가도록 하자."

그는 눈물이 가득 고인 나의 팔을 잡고 자동차까지 데려가, 열려있는 차 속에 나를 앉혔다. 그리고 빵집에 돈을 지불하러 돌아갔다. 나는 그가 라디스라우 씨랑 다른 사람들과 주고받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저 애 집에선 아무도 저 애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어. 나도 저렇게 똑똑한 아이는 처음 봤거든."

"솔직히 말해봐, 뽀르뚜가, 자넨 저런 악질 녀석을 정말 좋아한단 말인가?"

"자네가 알고 있는 것은 저 애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아, 아주 착하고 똑똑한 녀석이야."

그는 차에 돌아와서 운전석에 앉았다.

"어디로 갈까?"

"아무 곳으로 나요. '무룬두'거리도 좋고요. 거긴 멀지 않으니까 휘발유도 적게 들 거예요."

그는 빙그레 웃었다.

"어른들의 걱정을 알아주는 걸 보니 너도 어른이 다 되었구나."

우리 집은 너무 가난했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뭐든지 절약하는 버릇을 익혔다. 돈을 많이 쓰면 더욱 힘에 부치기 때문이었다. 드라이브를 하는 동안 그는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좀 진정하도록 놔두는 것 같았다.

모든 것들이 스쳐가고 푸른 초원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길로 차가 들어서자 그는 차를 멈추었다. 그리고 늘 그렇듯 빙그레 웃어 보였다. 항상 애정을 그리워하는 내 마음을 그는 사랑으로 가득 채워 주었다.


"뽀르뚜가, 제 얼굴을 자세히 보세요. 아니 얼굴 주둥이요. 우리 집에선 내가 사람이 아니라 삐나제 인디언인데다 짐승이고 악마의 새끼라 입이 아니고 주둥이를 가졌대요."

"난 네 얼굴이 좋은데."

"하지만 잘 보세요. 매를 맞아 아직도 부어있는지 잘 보세요."

뽀르뚜가의 눈은 놀라움과 가여움으로 변했다.

"왜 이토록 맞았지?"

난 모든 일을 사실대로 얘기했다. 내가 얘기를 끝냈을 때 그는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어쩔 줄 몰라했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애에게 그토록 모진 매질을 하다니? 아직 여섯 살도 채 못된 아이에게. 오, 맙소사!"

"왠지 난 알아요. 난 쓸모가 없는 애라서 그래요. 크리스마스에도 착한 아기 예수가 못되고 악마 소년이 태어날 정도로 나쁜 아이기 때문이예요."

"바보 같은 소리, 넌 아직 천사 같은 꼬마야. 그래서 그런 장난꾸러기가 될 수 있는 거야."

그러나 난 이런 생각을 지워버릴 수 없어 몹시 괴로웠다.

"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악질이예요. 나도 그걸 저번에 어머니께 말씀드렸어요."

그는 처음으로 말을 더듬었다.

"그런 말하면 안돼."

"전 당신과 얘기를 하고 싶어서 부탁드린 것뿐이예요. 저도 제가 나쁘다는 걸 잘 알아요. 아버지는 연세가 많으셔서 일자릴 얻지 못하셨던 거예요. 아버지가 얼마나 괴로워하신 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어머니는 집안을 돕기 위해 새벽부터 영국인 방직공장에 나가세요.

실타래를 메고 다니셔서 곪기도 하셨어요. 그래서 붕대를 매고 다니셨어요. 랄라누나는 공부도 많이 한 처녀가 여공이 되어야만 했어요. 이런 일들이 모두 아버지에겐 기분 좋은 일이 아니셨을 거예요. 그렇담 나도 이렇게 심하게 때리실 필요가 없으셨어요. 지난번 크리스마스 날 아버지께 날 때려도 좋다고 했었지만, 이번에는 너무 하셨어요."


그는 깜짝 놀라 내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갖다댔다.

"맙소사! 어떻게 너 같은 어린애가 어른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가 있단 말이냐, 너 같은 꼬마는 처음 봤다."

그는 감동한 듯 약간 울먹였다.
"우린 친구 사이다. 그렇지? 그러니 사나이 대 사나이로서 얘기해 보자. 너와 얘길 하고 있으면 어떤 때는 두렵기조차 하다. 하지만 잘해 보자. 아무튼 넌 누나에게 그런 욕까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욕하는 게 아니었어. 알겠니?"


"하지만 전 힘이 세지 못해요. 말로라야 겨우 복수 할 수 있거든요."

"넌 네가 한 욕들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니?"

"그렇담 더욱 더 그런 욕을 해서는 안 된단다."

우리는 잠시 말을 멈췄다.

"뽀르뚜가!"

"응?"

"당신은 제가 그런 욕을 하는 게 싫으세요?"

"덮어놓고 하는 건 싫다."

"그렇다면, 제가 죽지 않는 한 그런 욕을 않겠다고 맹세하겠어요."

"좋아, 그런데 죽는다니 그게 무슨 말이지?"

"조금 있다 얘기할게요."

우리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뽀르뚜가는 근심에 잠겨있었다.

"내가 이미 널 믿고 있다는 것을 넌 명심해야 해. 그래 노래 얘기는 뭐지? 탱고라고 했던가? 넌 네가 어떤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겠지?"

"당신에겐 거짓말하고 싶지 않아요. 전 정확히는 몰라요. 전 뭐든지 들으면 외우거든요. 게다가 노래가 얼마나 아름다웠다고요. 그 내용은 생각조차 안해봤어요. 그런데 절 막 때리잖아요, 뽀르뚜가, 걱정 마세요..."

나는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걱정 마세요, 난 그를 죽여버릴 테니까요."

"그래요, 난 벌써 시작했단 말이예요. 죽인다고 꼭 벅 존슨의 권총을 빌어 꽝 쏘아 죽이는 것이 아녜요. 그게 아니란 말예요. 제 마음속에서 죽이는 거예요. 사랑하기를 그만두는 거죠. 그렇게 되면 언젠가 완전히 죽게 되는 거예요."

"넌 굉장한 상상력을 갖고 있구나."

말은 그렇게 했으나 나는 그가 큰 감동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넌 나도 죽이겠다고 하지 않았니?"

"처음엔 그랬죠. 그 후에 반대로 죽였어요. 내 마음속에 당신이 다시 태어나도록 그렇게 죽였어요. 당신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예요. 뽀르뚜가, 당신의 저의 유일한 친구예요. 당신이 제게 딱지나 주스랑 사탕이랑 구슬 같은 것을 사 주셔서 그런 것이 아녜요. 전 지금 가슴으로 말씀드리고 있다고 맹세할 수 있어요."

"모두가 널 사랑할 거야. 네 어머니나 아버지, 네 글로리아 누나랑 루이스 왕도, 넌 혹시 네 라임오렌지나무를 잊은 건 아니겠지? 밍기뉴라고 했지? 그리고 또 뭐더라?"

"슈르르까요. 지금은 달라요. 뽀르뚜가. 슈르르까는 단지 꽃 한 송이 피울 줄 모르는 단순한 오렌지나무예요. 그게 사실이예요. 하지만 당신은 안 그래요. 당신은 제 친구고, 그래서 전 얼마 안가 당신 혼자만의 차가 될 우리의 자동차로 드라이브하러 가지고 한거예요. 전 당신께 작별인사를 하러 온 거예요."

"작별이라고?"

"네 그래요, 당신이 보시다시피 난 아무데도 쓸모없는 아이잖아요. 게다가 나도 매맞고 구박받는 데 지쳐버렸어요. 더 이상 주둥이라는 소리도 듣고 싶지 않아요."

목이 메였으나 난 마저 다 얘기해 버리리라 다짐했다.

"그래서 도망치려고?"

"아뇨, 이번 주 내내 생각했어요. 오늘 밤 망가라치바에서 몸을 던져 버리겠어요."

그는 말없이 나를 팔 안에 꼭 껴안았다. 그리고 그만이 할 수 있는 위로의 말을 해 주었다.

"그러지 마라, 제발 그렇게 하지 마. 넌 앞으로 얼마든지 멋지게 살 수 있어요. 요 작은 머리 속에 그런 생각이 들어 있었다니. 그런 말은 죄가 되니 꺼내지도 마. 난 네가 그런 맘을 먹는 게 싫다. 그럼 난 어떡하니? 넌 날 그렇게 사랑하지 않는 것 같구나. 만약 네가 정말 나를 생각한다면 더 이상 그런 얘기는 꺼내지도 마."

그는 내게서 떨어져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눈물을 닦아주었다.

"난 널 무척 사랑한다. 꼬마야.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그러니 자, 이젠 웃어 봐야지."

나는 마음이 조금 누그러져 겨우 웃어 보였다.

"다 잊게 될 거야. 넌 연날리기 챔피언도 되고, 구슬치기 왕도 될 거야. 게다가 벅 존스처럼 훌륭한 카우보이도 될거다. 참 내게 한 가지 좋은 생각이 있다. 궁금하지 않니?"

"궁금해요."

"토요일에 난 '인깐따도'에 있는 내 딸을 보러가지 않아도 된단다. 그앤 '빠께따'에서 그 애 남편과 시골로 휴가를 보내러 갔다는 구나. 그래서 난 날씨가 좋으면 '관두'에 낚시를 하러 갈 생각이다. 그런데 갈 만한 친구가 없어 널 생각해 봤다."

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절 데리고 가 주시겠어요?"

"그래, 너만 좋다면, 억지로 가자는 건 아냐."

나는 대답 대신 그의 얼굴과 목을 끌어안고 면도한 그의 얼굴에 내 얼굴을 비벼댔다.

그와 함께 웃다 보니 모든 슬픔이 사라진 것 같았다.

"아름다운 장소가 한 군데 있다. 점심을 싸가지고 가자구나. 넌 뭘 제일 좋아하지."

"당신은요, 뽀르뚜가?"

"나는 소세지, 계란, 바나나 등을."

"전 다 좋아해요. 우리 집에선 가려먹으면 안돼요."

"그렇다면 같이 가도록 하자."

"이 일을 생각하면 잠도 못 잘 거예요."

그러나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됐다.

"하지만, 하루 종일 나가 있을 텐데 집에선 아무 말씀 안하실까?"

"무슨 핑계든 만들어야죠."

"그러면 나중에 또 매맞지 않겠니?"

"이달 말까지는 아무도 날 때리지 못해요. 글로리아 누나에게 약속했고,
게다가 글로리아 누나는 무섭거든요."

"정말?"

"네, 정말이예요. 때린다 해도 제가 다 회복된 한 달 후에야 때릴 수 있어요."

그는 시동을 걸어 차를 돌렸다.

"그 일은 더 얘기조차 하기 싫으니, 더 이상 꺼내지도 말자."

"그 일이라뇨?"

"망가라비차 얘기 말이다."

"이번 일을 위해서 시간을 좀 더 연기하겠어요."

"그래 좋다."

그 후에 나는 라디스라우 씨를 통해 알았다. 내가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뽀르뚜가는 망가라치바가 지나가고 나서야 돌아갔다는 것을. 그것도 아주 깊은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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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름다운 길을 달렸다. 길은 비포장 도로였으며 인도도 없는 좁은 길이었다. 그리고 매우 아름다운 꽃들과 나무들로 둘러싸인 멋진 길이였다.

하늘은 말할 나위 없이 푸르고 맑았다. 진지냐 할머니께서 언젠가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었다. '기쁨이란 마음속에서 빛나는 태양'이라고, 그리고, 그 태양이 모든 행복을 비쳐주는 거라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내 마음속의 태양이 모든 것을 아름답게 비쳐 주고 있는 지도 몰랐다. 차가 서서히 달리는 동안, 우리는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는 열심히 내 얘기 에 귀를 기울여 주었다.


"그런데, 나하고 있을 땐 넌 착하고 상냥스러운 아이란 말이야. 네 선생님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세실리아 빠임 선생님요, 당신은 그 분 눈 한쪽에 점이 있는 것을 아세요?"

그는 빙그레 웃었다.

"글쎄, 세실리아 빠임 선생님 얘기를 할 때 넌 그녀가 수업시간 이외의 너의 나쁜 행실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네 동생이나 글로리아와 있을 때도 넌 아주 착한 애였어. 그랬는데 왜 마음이 변했지?"

"글세,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집에선 제가 좋은 일을 해도 나쁜 일이 되어버려요. 동네 사람들도 제가 나쁜 짓한 것만 알고 있어요. 악마가 내 마음속에 바람을 불어 넣나봐아요. 그렇지 않음, 왜 제가 에드문드 아저씨에게 했던 일 알고 계세요? 제가 절대 말씀드 리지 않았을 텐데, 말씀 드린 적이 있었나요?"

"없다."

"아마 여섯 달 전이었나 봐요. 아저씬 북부 지방에서 만든 그물침대를 하나 선물로 받고는 그걸 대단히 뽐내었어요. 우리가 그 위에 올라가 놀지도 못하게 하면서 말이예요. 치사하게..."

"뭐라고? 뭘 얘기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니?"

"네, 들어보세요, 그러다가 아저씨는 한 번 크게 혼이 났지요. 항상 마음을 탁 놓고 침대 밖으로 팔을 늘어뜨린 채 잠을 자곤 했어요. 제가 그 그물침대를 가지고, 뭐 장난 거리가 없나? 생각중이였지요.

그런데 어느 날 제가 할머니 댁에 갔었어요. 마침 할머니는 절 못보셨어요. 제 생각에 아저씨는 분명히 안경을 콧등 위에 올려놓으시고 신문을 읽고 계시리라 생각했죠. 그래서, 뒤뜰로 가 보았어요. 고이이아바나무가 있는 곳을 살펴보니 아무도 없었어요.

아저씨는 오렌지나무와 울타리 사이에 그물침대를 붙들어 매시고 코를 골며 주무시고 계셨어요. 입을 반쯤 벌린 채 돼지처럼 코를 골고 계셨어요. 신문이 땅에 떨어져 있더군요. 그러자, 악마가 절 충동질했어요. 아저씨 주머니에 성냥과 다른 것들이 들어있는 것이 보였어요. 그래서 저는 소리없이 신문을 찢어선 조각들을 주어 모아 심지를 만들어 불을 붙였어요. 불길이 일자 그냥...."

잠시 얘기를 멈추고 그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물어보았다.

"뽀르뚜가, '분다'(엉덩이란 속뜻)라는 말 쓰면 돼요?"

"그래, 그렇지만 그건 욕이란다. 그런 말을 자주 쓰면 안된단다."

"그럼 엉덩이란 말을 써야 할 때 뭐라고 해요?"

"나데가스라고 하렴."

뽀르뚜가가 말했다.

"뭐라고 그러셨어요? 꽤 어려운 것 같은데요. 꼭 배워야 되겠어요."

"나데가스야. 나-데-가-스라고 발음하면 돼."

"네, 알겠어요. 그래서 종이에 불이 붙었을 때 그걸 에드문드 아저씨의 '분다'아니 '나데가스'밑에 놓아두고는 쏜살같이 도망 가 문 뒤에 숨어 버렸어요. 그리고는 어떻게 되나 하고 문틈으로 살펴보고 있었거든요.

마치 호랑이가 우는소리 같았어요. 아저씨는 펄쩍 뛰었지만 그물에 걸리고 말았어요. 그때 진지냐 할머니가 뛰어와서 마구 꾸지람을 하셨어요."


"이젠 잔소리하기도 지쳤다. 그렇게 그물 침대 위에서 담밸 피우지 말라고 했는데도."

그리고는 타 버린 신문이 아직 읽지도 않은 거라고 마구 불평을 하셨어요.

뽀르뚜가는 재미있다는 듯이 껄껄 웃었다. 그가 그토록 즐겁게 웃는 것을 보니 나도 기분이 몹시 좋았다.

"들키지 않았니?"

"안 들켰어요. 슈르르까에게만 얘기한 걸요. 만일 들켰더라면 절 큰 부대
자루처럼 쓱싹해버렸을 거예요."

"뭘 쓱싹해버린다고?"

"아니 절 집어넣었을 거라구요."



그는 다시 한바탕 웃어댔다. 우리는 지나온 길을 쳐다보았다. 황토빛 먼지들이 뽀얗게 일어났고 차가 지나갈 때마다 마치 구름처럼 많은 먼지가 일어났다.
난 한가지 깊은 생각을 했다.

"뽀르뚜가, 당신은 제게 거짓말 안하시겠죠, 네?"

"응, 무슨 말이지?"

"전 한 번도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없거든요. '어떤 사람이 나데가스를 찬다.'라는 말 말예요. 당신은 들어 보셨어요?"

그는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넌 아주 괴짜로구나. 나도 아직 그런 말을 들은 적은 없단다. 하지만 할 수도 있지. 나가데스란 말을 잊었을 때는 그냥 뒤를 걷어찬다는 말을 쓰기도 하지. 자 이젠 그런 얘기는 그만 하도록 하자. 네겐 도대체 당해 낼 재주가 없구나! 어찌 그렇게 꼬치꼬치 캐묻는 지 말이다. 저길 봐라. 커다란 나무들이 꽉 차 있잖니? 바로 옆에는 강물도 흐르고 있구나."

차를 오른쪽으로 틀었을 때 커다란 방해물이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차는 부릉부릉 하다가 바로 옆의 넓은 들판 쪽으로 멈추고 말았다. 그 곳에는 엄청나게 거대한 뿌리를 내뻗고 있는 커다란 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그는 행복한 듯 손뼉을 마주쳤다.


"얼마나 아름답니! 장소도 얼마나 멋지니? 내 벅 존스를 만난다면 그에게 이 평원을 가르쳐 주겠어. 이 곳은 누구도 걸어 올 수 없는 데라고 말이야."


그는 손을 들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런 곳을 항상 네게 보여 주고 싶었단다. 늘 훌륭하고 착한 꿈을 꾸면서 살고 머리 속에 엉뚱한 생각을 하지 않는 훌륭한 제제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 말야."

우리는 차에서 내려 짐들을 나무 그늘 밑으로 옮겨다 놓았다.

"당신은 언제나 여기에 혼자 오시나요?"

"거의 언제나 그렇단다. 너도 봤니? 내가 나무를 갖고 있다는 걸?"

"그럼 저 나무 이름이 뭐예요? 이런 큰 나무를 갖고 계시면 꼭 세례명을 붙여 주던데요?"

그는 한참 생각해 보다가 빙그레 웃어 보였다.

"이건 나만 알고 있는 비밀인데, 네게만 말해 줄게. '라이냐 까르롯따'(가르롯따 왕 녀)라고 부른다."

"그럼 이 나무도 당신하고 말할 수 있나요?"

"말은 못하지. 왜냐면 왕녀는 자기의 신하하고는 직접 얘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야. 그렇지만 난 언제나 여왕폐하로 섬기고 있지."

"신하가 뭐예요?"

"왕께서 명령하는 걸 듣는 사람이지."

"그럼 전 당신의 신하인가요?"

그는 들판에 바람이 불 때 나는 소리처럼 웃어댔다.

"아냐, 난 왕이 아니잖아. 난 명령을 하지 않고 네게 부탁하잖아....?"

"그렇지만 당신도 왕이 될 수 있을 만큼 모든 것을 갖고 있잖아요. 왕들도 당신처럼 전부 뚱뚱하잖아요. 하아트의 왕도 그렇게 스페이드나 클로버 그리고 다이아몬드의 왕도 다 뚱뚱하잖아요. 카드에 그려진 왕들도 전부 뽀르뚜가 아저씨처럼 멋지게 생겼어요."

"알았다. 그만 됐어. 됐어. 자, 이제 슬슬 시작하자, 이러다간 영영 낚시질을 못하겠다."



그는 낚시대와 지렁이가 잔뜩 든 깡통을 챙기더니 구두를 벗고 조끼도 벗었다. 조끼를 벗었으나, 여전히 뚱뚱해 보였다. 그는 강기슭 저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넌 이쪽에서 놀고 있어라. 거긴 아주 얕으니까 괜찮을 게다. 다른 곳은 꽤 깊으니 가지 말도록 해라. 난 저쪽에서 고기를 낚겠다. 내 곁에 있고 싶으면 말을 해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고기들이 달아나니까."

나는 그가 낚시질하도록 내버려두고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여러 가지 처음 보는 것들을 매우 신기하게 생각하면서 경치는 참 아름다웠다. 물 속에 발을 담그면 작은 개구리들이 물길을 따라 헤엄치는 것이 보였고, 그 밑에는 물에 밀려 내려온 나뭇잎들이 가득 깔려 있었다.


난 글로리아 누나가 생각났다.



꽃들이 속삭이는 호숫가에
나를 데려가지 마세요.
나는 산에서 태어나 바다를 몰라요.
나를 바다로 데려가지 마세요.

내 나뭇가지들이 흔들리고
흔들리는 가지에서
청초한 이슬들이
푸른 하늘에서 떨어져요.

맑은 물방울들이
속삭이며 호수에 내려옵니다.
끝없는 대지 위에
꽃을 피운답니다.



글로리아 누나의 말이 옳았다. 이런 것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었다. 나는 누나에게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내겠다고 말하지 못한 것이 무척 섭섭했다.

그렇다. 삶의 아름다움이란 꽃과 같이 화려한 것이 아니라 나무가지에서 멀어져 강 위를 떠돌아 다니는 낙엽과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이 강 역시 바다로 흘러갈까? 뽀르뚜가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낚시하는 것을 방해할 것 같아 그만두었다.


그는 겨우 두 마리의 황어밖에 잡지 못했다. 해는 이미 중천에 올라와 있었고, 내 얼굴은 빨갛게 익었고 처음 보는 생명이 꿈틀거리는 듯한 신기한 것들과 더불어 즐겁게 놀고 있었다. 그때 뽀르뚜가가 내 쪽을 바라보며 나를 불렀다.

나는 새끼 염소처럼 뛰어갔다.

"제제 많이 더러워졌구나. 응?"

"정신없이 놀았어요. 물 속에도 들어갔었어요."

"자 이젠 점심을 먹도록 하자. 그런데 이렇게 새끼돼지 마냥 더러워 가지고야 어디 먹겠니? 자, 옷을 벗어라. 그리고 저기 얕은 물 속에 들어갔다 나오도록 해라."

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 머뭇거렸다.

"전 헤엄칠 줄 몰라요."

"괜찮아, 자 내가 곁에 있으마."

나는 계속 머뭇거렸다. 나는 그에게 몸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옷 벗는 게 그렇게 부끄럽다면 내 곁에 와서 말도 걸지 마."

"아녜요. 아니 그런 게 아녜요."

결국 둘 중의 하나를 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등을 돌리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우선 샤쓰를 벗고 그 다음에 바지의 멜빵 끈을 내렸다.
땅바닥에 모든 것을 벗어놓은 뒤 나는 간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난 정말 그가 내 몸에 새겨진 푸르딩딩한 상처 자국이나 매질 자국을 안 봤으면 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그의 눈이 너무 놀란 나머지 분노로 이글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는 단지 목이 메여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프면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돼... 이젠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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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계란, 바나나, 그리고 이태리 소시지와 빵을 먹었다. 그것들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강물을 떠 마시고 '라이냐 까르롯따'밑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나무 밑에 앉아 이상한 몸짓을 해 보였다. 두손을 가슴에 모으고 나무를 향해 정중한 경의를 표하고 있는 중이었다.


"여왕 폐하, 폐하의 신하이자 삐나제국의 제일가는 전사와 마누엘 발라다니스 기사입니다. 이제 저희들은 페하의 밑에서 잠시 쉬겠습니다."
나는 웃으며 그의 곁에 앉았다. 그도 나를 따라 웃고 있었다. 뽀르뚜가는 바닥의 나무 넝쿨에 조끼를 깔아 주고 누우며 말했다.

"자 이젠 한숨 자자."

"아뇨, 전 졸립지 않아요."

"그래도 소용없다. 너 같은 장난꾸러기를 저 강가에 풀어놓을 수는 없어."



손을 뻗어 내 가슴을 쓰다듬으며 날 꼭 껴안았다. 우리는 나뭇가지 사이로 지나가는 구름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난 이때가 다시없는 기회라는 걸 알고 있었다. 만약 지금 얘기하지 못하면 영영 못할 것 같았다.

"뽀르뚜가!"

"응....?"

"주무세요?"

"아직 안 잔다."

"빵집에서 라디스라우 씨께 하신 말씀 진정이세요?"

"글쎄, 빵집에서 라디스라우와는 얘기 한 적이 많은데."

"제 얘기 말이예요. 저도 차에서 들었단 말이예요."

"뭘 들었을까?"

"당신이 절 굉장히 좋아한다는 거요."

"널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야. 뭐가 잘못 됐니?"

나는 그의 팔에 안긴 채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은 반쯤 감겨있었다. 얼굴도 더 커 보여서 더욱 왕 같이 보였다.

"아뇨, 그렇다면 당신이 절 굉장히 좋아한다고 굳게 믿어도 돼요?"

"그래, 바보야."

그리고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날 더 꼭 껴안았다.

"전 오랫동안 생각해 봤어요. 당신은 단지 '인깐따도'에 딸 하나밖에 없다고 했지요. 그렇죠?"

"응, 그래."

"당신은 그 큰집에서 두 개의 새장만 갖고 있을 뿐 혼자 살지요, 네?"

"응, 그래."

"당신은 손자도 없다고 그러셨죠, 네?"

"응, 그래."

"그리고 저를 좋아한다고 말했지요, 네?"

"응, 그래."

"그럼 왜 우리 집에 오셔서 아빠에게 절 달라고 하지 않으세요?"

그는 깜짝 놀라 일어나 앉더니, 내 얼굴을 감싸쥐었다.

"넌 내 아들이 되고 싶니?"

"태어나기 전엔 아버지를 선택할 수 없잖아요. 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당신을 택하겠어요."

"정말이냐, 제제?"

"신께 맹세할 수 있어요. 그렇게만 된다면 전 먹기 위해 사는 사람은 안 되겠어요. 저는 더 이상 욕도 안하고 '분다'라는 말도 안할께요.

그리고 매일 구두를 닦아드리고 새장 속의 새들을 보살펴 줄 거예요. 학교에서는 가장 착한 학생이 되고 아무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공부도 열심히 하겠어요. 모두 잘 할께요. 네?"


그는 무어라 대답해야 할 지를 모르고 망설였다.

"우리 집에서 기쁘게 해 주려고 하는 일도 전부 쓸모없게 돼요. 우리 집 부담도 덜어 질 거예요. 글로리아 누나와 또또까형 사이에 누나가 하나 있었어요. 그런데 북부에 주어버렸어요. 거기서 부자인 사촌 누나와 살며 공부도 하며 커가고 있어요."

그는 잠자코 있었으나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만약 주지 않겠다고 하면 당신이 절 사가세요. 아빤 돈이 한푼도 없으시거든요. 아빠가 날 파실 거라는 건 보장할 수 있어요. 만약 돈을 많이 요구하시면 야곱이 팔린 것처럼 나눠서 내도 될 거예요..."


그가 계속 대답을 안해 나는 다시 조금 전처럼 그의 품속에 가만히 있었다. 그도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었다.

"알았어요. 뽀르뚜가. 절 원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전 당신이 우시는 것은 싫어요."

그는 아주 천천히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얘야, 그런 게 아니란다. 그런 게 아니냐. 인생이란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란다. 그렇지만, 내가 네게 한 가지 약속하마. 난 너를 결코 너의 아빠나 가족들로부터 빼앗아 올 수는 없어. 그건 옳지 못한 일이기 때문이지. 그러나, 앞으로는 너를 정말 친아들처럼 사랑해 주마. 그리고, 너도 역시 날 아버지로 생각하고 행동하렴."

나는 그 말을 듣자 미칠 듯이 기뻤다.

"지금 한 말 정말이지요, 뽀르뚜가?"

"하늘에 맹세하마. 네가 언제나 하듯이 말이다." 내가 우리 가족 이외에 사람에게 그렇게 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나는 그의 커다랗고 부드러운 얼굴에 키스를 하였다.










*눈물이 나네요.....
간만에 제제의 이야기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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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나
어릴적 기억이 나네요...
(2001.07.27 23:09:04)  
내안에행복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죠... 찡하네요....
(2001.08.22 12:01:15)  
라이엘
흠..내가 읽었던거랑은 조금 다르지만.. 너무 슬프당..ㅜ.ㅜ 제제님 고마워요
(2001.09.30 20: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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