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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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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소년탐정김전일 조회 5,7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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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가시고기
누나가 나에게 '가시고기'를 내보였다. 나에게는 반가운 일 이였다. 학교숙제이기도 하고 제목부터가 특이해서 읽어보고 싶었는데 누나가 줬으니 말이다. 나는 평소에 책읽기를 무척이나 싫어 하지만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간절해졌다. 그 날부터 나는 이 책에 깊이 빠져들기 시작했다. 순수한 아이, 정다움. 그럴 수밖에 없는 아이가 덧없이 가엽게 여겨졌다. 이 아이의 병은 급성 임파구성 백혈병. 그런 아들을 살리기 위한 아빠의 끝없는 노력과 아들에 대한 아빠의 맹목적인 사랑. 그 사랑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그는 다움이 엄마자리까지 채워 줘야했다. 자신과 이혼하고 떠나 버린 아내로 인해 다움이가 주눅드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움이는 항상 아파야만 했다. 백혈병이라는 무서운 병과 싸움을 해야 했고,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병원에서 온갖 고통을 겪었다. 만일 내가 다움이 같이 몸이 좋지 않다면 아프고, 겪기 힘든 고통에 짜증을 많이 부렸을 텐데. 다움이는 자기가 짜증을 내면 아빠가 힘들까봐 꾹 참고 이겨내는 둘도 없는 효자 녀석 이였다. 승리의 여신은 뭘 하고 있는지 이런 아이에게 승리의 기쁨을 누리게 하지 못하고 자꾸 힘든 고통만 안겨준다. 오랫동안 투병생활을 해도 병은 나을 기색이 보이지 않고 자꾸 재발을 하다가 끝내 골수 이식을 받는 방법 이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게 된다. 그러자 몇 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생을 아이가 그토록 지긋지긋해 하는 병원에서 항암 주사를 맞게 하며 아이의 마지막을 정리하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아빠는 아이를 데리고 강원도 정선으로 간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하루를 더 연장하기 위해 병원에서 고통을 당하는 것보다는 단 하루를 살더라도 자유롭고 행복한 속에서 아이가 삶을 끝내기를. 오직 그 하나만을 바라면서 말이다. 어떻게 보면 다움이 아빠가 하나밖에 없는 자식 생명에 끝까지 매달리지 않는 행동이 좋지 못하게 비출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다움이 아빠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다움이 아빠는 어찌 잡고 싶은 마음이 없겠냐 말이다. 어떻게 라도 붙들고 늘어지고 싶은 마음, 그럴 수만 있다면, 잡을 수만 있다면 어떤 방법이라도 썼을 아빠. 그러나, 그러기엔 아이의 남은 생이 더 불쌍해 질 뿐 이였다. 아빠의 욕심으로 사랑하는 아들을 그렇게 할 순 없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 산 속으로 들어갔다. 아이는 잠시 기적적으로 병이 나아가는 듯 보였지만 역시 아이는 너무 운이 좋지 않은 게 분명했다. 안타깝게도 병이 다시 재발하고 만다. 아빠가 어쩔 수 없이 아이가 그토록 싫어하는 병원에 다시 입원시켜야 했다. 이혼한 아내가 아이와 맞는 골수를 줄 여자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다음으로 생긴 문제는 수술비였다. 그 동안 병원 비 충당할 돈이 없어서 집까지 다 팔고 남은 게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4000만원이나 되는 수술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었다. 아들의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없는 아빠는 마지막 선택으로 신장매매를 택한다. 자신의 신장을 팔아 아이가 살아날 수만 있다면 정말이지 그럴 수만 있다면 못할 것 없는 아빠였다. 그러나 신장을 팔기 위해 검사 받은 병원에서 뜻밖에 간암 말기 판정을 받는다. 나는 이 부분에서 가슴이 메어져 왔다. 아이는 아빠가 눈을 판돈으로 수술을 해서 살아나지만 아빠는 서서히 아이 가 겪어 왔던 고통을 느끼며 죽어간다. 조금 있으면 곧 다움이의 뛰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런 모습을 눈앞에 두고 다움이 아빠에게 다가오는 죽음. 나는 화가 치밀었다. 왜 이처럼 착하게 사는 사람에게 그토록 가혹한 형을 내리는지. 나는 마치 그 책 내용이 실제인 것처럼 화가 났다. 다움이 아빠는 그런 자신의 현 모습에 억울해 했고 한없이 슬퍼했다. 아들을 세상에 혼자 두어야 한다는 두려움을 딛고 하나의 선택을 한다. 새끼 가시고기들이 아빠 가시고기를 떠나고 난 뒤 스스로 돌 틈에 머리를 박고 죽는 아빠 가시고기처럼 말이다. 아빠는 아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프랑스에 있는 엄마에게 보내고 아빠는 끝내 고통을 느끼며 죽는 정말 가슴 아픈 슬픈 소설이다. 나는 마지막 아빠가 아들을 프랑스로 보내는 부분에서 많은 눈물이 흘러 내렸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수 없이 부모님의 얼굴을 떠올렸다. 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나의 소중한 부모님들을 말이다. 부모님의 조건 없는 맹목적인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수 있게 해준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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