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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릭에게 바치는 글 (오페라의 유령)

아오이 조회 3,56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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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엾은 에릭...

못 다 이룬 사랑의 상처와 세상사람들이 당신에게 안겨준 상처를 안고

당신은 오페라 하우스의 지하,작은 우물 옆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크리스틴이 끼워 준 반지를 손가락에 간직한 채...

나는 맨 처음 당신의 존재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오페라 하우스의 총감독들에게 많은 돈을 요구하고,

크리스틴이 오페라의 주인공이 되게 하려고 그들을 협박했으며,

5번 관람석에서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오페라를 관람하고,

사람들에게 저주를 내리는 당신은 분명 유령이었습니다.

당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나의 공포는 점점 안개 속에 갖힌 신비가 되었고,

어쩌면 나는 처음부터 당신의 위대함을 당신의 어떠한 기로 말미암아

느끼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사랑은 정말 가슴아픈 것입니다.

나는 태어나서 짝사랑 밖에 해보지 않은 탓인지

사랑이란 두 글자를 떠올릴 때 기쁨보다 아픔이 먼저 느껴집니다.

가면 속에 감춰진 당신의 해골같은 모습...

크리스틴이 알게되었을 때 얼마나 가슴아팠나요...

크리스틴에 대한 당신의 사랑이 무시무시한 집착으로 변했을 때도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건 당신의 영혼 탓이 아니라 당신의 외모와 그에 대한 사람들의

외면 때문인걸요.

에릭. 당신은 당신답게, 사랑하는 그녀를 그녀가 사랑하는 이와 함께

떠나도록 했습니다.

당신이 크리스틴을 떠나보내고 페르시안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나는 페르시안처럼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오.. 에릭... 누가 당신을 가엾게 여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세상사람 누구도, 심지어 당신의 어머니조차 당신의 모습 때문에

당신을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음성도 당신의 외모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노랫소리를 한번만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크리스틴은 정말 행복한 여인입니다.

당신의 음성을 듣고, 당신의 사랑을 받았으니까요.

당신이 보통 사람의 얼굴을 가졌다면,

저는 당신의 이야기를 위인전에서 만났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뛰어난 음악가이고 뛰어난 건축가이며 여러가지 재주를 가졌습니다.

예컨데 당신의 목소리를 당신이 없는 다른 곳에서 들을 수 있게 하는 것

말입니다.(당신의 그 재주로 인해 저는 당신의 존재를 유령이라 확신했습니다)

당신은 어쩌면 세상을 크게 바꿔 놓았을 사람입니다.

하지만 당신 이름이 역사 속에서 빛나지 않더라도

당신을 추억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나는 당신의 영혼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오오.. 가엾은 에릭. 나의 음악천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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