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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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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에 그립다.

은형 조회 3,13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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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씩 끄적거리는 생각들을 적어나가다보면
그것들은 어느 순간 나의 것이 아니게 된다.

내 것이되 이제는 아닌 작은 목소리들은 둥그스럼한 글자하나하나에
제 자리를 고이 박아두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일종의 형체라고 생각했다..
흩어져 희기만 했던 모래 한 줌을 꾹꾹 눌러담아 만든 둥근 모양처럼.

그러나 그것은 금방 다시 흩어지고 만다.
하지만 잠시라도 내 손에 담겨 있던 그 흔적만은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다.
이따금씩 색이 바래기도, 젖어있기도 하면서.


그래서 그립다.
글이라는 것은 내게 그렇게 한참이나 그리운 것이다.


여전히 아름다운 색이 아닐지라도,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 있지 않다 하더라도,

나의 일부분을 품고 있는 그 자그마한 존재들은,
여전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극히 그리운 존재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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