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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의 묘미-좋은 글쓰기 강좌<19>

매투 조회 3,75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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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기행문의 묘미


 

  가을은 기행문을 쓸 기회가 많은 계절이다. 기행문(또는 여행기)이라고

해서 일정한 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쉬운 글로 여기고 아무렇게나 쓸 수

는 없다. 기행문은 자신의 글 솜씨와 견식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는데

그 묘미가 있으며 자기의 관점을 소신 있게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

다.



  기행문은 첫 문장을 잘 꾸미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우리가 서울역을 출

발한 것은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인 새벽 5시였다. 일행이 모두 도착한 것을 확

인한 우리는 ....
’식으로 글머리를 시작하는데 이렇게 보고서나 사건일지를

쓰는 것처럼 풀어나가면 우리의 독자는 함께 여행 떠나기를 망설인다.




  남해의 거문도 앞바다에 있는 백도를 다녀온 기행문을 예로 들어본다.

백도에는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이 다녀왔고 그 가운데는 아름다운 글로 기

행담을 엮어낸 사람도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여수에서 여객선으로 거문도에 도착하여 일박한 뒤 하루에 한 번만 다니

는 조그만 유람선으로 한 시간 남짓 달렸을까 아스라이 먼 곳에서 백도가 손짓

을 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읽는 이들은 이런 식의 글을 끝까지 읽어

줄만큼 너그럽지 않다.




  백도를 실제 다녀온 것은 나이지만 읽는 이들에게 지금 백도를 보고 있

는 것 같은 환상을 일으키게 하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것이 요령이다. 이를

소위‘독자를 현장 속으로 끌고 간다’고 말한다. 따라서 시제부터가 현재


형이어야 한다.




기품을 갖춘 소복단장한 여인의 뒷모습을 그려놓은 것 같다. 외로운 섬 백도

의 수줍음에 나는 탄성이 아닌 ’아 님이여~ ‘를 토해낸다.
’라든지 ‘안개를 휘

감고 있는 백도를 보고서도 어쩐지 다가가기가  망설여진다.
’등이면 어떨까.



  이렇듯 읽는 이가 실제 백도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듯, 무

언가 신비로움이 감추어 있는 듯 그리고 처음부터 호기심을

갖도록 유도해야 읽는 이에게 백도를 끝까지 보여줄 수 있

다.


  그 다음에 백도에 대한 상세한 묘사를 하면서 지리적 특성, 얽힌


전설, 얻은 교훈, 기행 중의 에피소드 및 유의점 등을 설명해나가


면 읽는 이들은 나보다 더 좋은 백도기행을 하게 된다.

 

   
 요약  ① 여행보고서와는 다르다  ② 독자를 현장 속으로 끌고 가야 ③ 현재형 시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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