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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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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미샤

동화작가 조회 5,26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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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자자 여러분 오늘은 즐거운 개강날이에요 모두들 잘 지냈나요? 새학기를 맞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해 보아요~^^"

"네~~"

교실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코알라중학교에서 다시 시끄러운 아이들의 입소리가 들리기시작했다. 진짜 봄이 온듯 산도 학교도 살아있는것처럼 온기가 흘렀다. 2-4반 담임선생님인

후앵선생님은 출석부를 교탁에 치며 얘기했다.

"자 다들 조용~ 방학숙제는 다 해왔나요? "

"......."

교실은 조용해졌다. 아이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며 당황해했다. 그와중에 용기있는 한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 이제저희 초등학생도 아니고 방학숙제는 봐주시면 안돼요?"

미샤는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말했다.

"미샤야 너부터 나오너라"

선생님은 아껴두시던 당구장큣대를 꺼냈다. 모든아이의 시선은 두남에게로 몰렸다. 방금전 시끌시끌하던 교실엔 냉기가 흘렀다.

 

아침조회 후 선생님이 나가시자 아이들은 미샤에게로 몰렸다.

"야 괜찮아? 많이 아팠어?"

"으...응....난괜찮아ㅋㅋ "

"미샤가 대표로 맞아서 다행이야. 미샤야 고마워"

반아이들은 고맙다며 매맞은 엉덩이를 토닥토닥해 주었다. 하지만 미샤에겐 아픈 엉덩이보다 더 걱정인 것이 있었다. 미샤는 단짝친구인 터치게 물었다.

"야...나 어떡하지?"

반아이들은 딱하다는 눈빗을 보냈다. 동시에 격려하는 행위로 엉덩이를 토닥토닥해 주었다.

미샤는 고개를 푹 숙이고 늦은 밤 아빠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수없어.. 이건 꿈이야 꿈일까 꿈일지도 꿈일수도있고아닐수도있고'

순간의 생각들이 머리를 스쳤다. 마치 자기전에 이런저런 일을 생각하듯이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이 현상은 선생님의 한마디로 시작했다.

 

"이번 코알라중학교 우리반의 개강총회는 미샤가 맡아서 하세요"

 

미샤는 하교후에 밍밍할머니집을 찾았다. 언덕오르고 잔디를 미끄럼틀삼아 내려왔다. 할머니집은 잔디언덕 너머에있는 큰나무이다.

'할머니네집 가는일은 언제나 즐겁단말야' 미샤는 룰루랄라 할머니네집 문앞에 다다랐다. 꽈배기처럼 꼬여있는 300년된 나무 밑동이 밍밍할머니네 집이다. (곰돌이푸 집참조)

'똑똑 또또또똑'

"할머니~ㅋㅋㅋ"

"아유 내새끼 왔구나 이런 똥강아지같은놈 귀여워라 어서들어오렴"

.....

 

"그래서요~ 있자나요 제가 선생님께 방학숙제를 말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이 막 저를 때리시면서 @#%$#@%#!$"

할머니는 손녀에게 따듯한 땅콩차를 내주었다. 탁자 의자에서 향긋한 풀내음이 낫다. 그러면서 미샤는 주절거리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할머니 근데 왜 책상에서 풀내음이 나요?"

"그건말이다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이야. 나무는 잘려도 살아있지 자세히관찰하면 오그라들고 늘어지고하는게보인단다."

미샤는 땅콩차를 홀짝거리며 마셨다. 그러다가 아차 하면서 이야기를 꺼냈다.

"할머니 선생님이요 저보고 개강총회준비를 하래요.. 어떡하죠?

저는 소심하고 아이들 한테 꽁트가르칠 준비도 안됐고...무엇보다도.."

미샤의 볼에 바람이 빵빵들어가 있었다. 꾀나 맘에 안드는 모양이다.

"무엇보다도?"

할머니는 무엇인지 알겠다는듯이 물었다. 미샤는 중학생을 맞이해 사춘기가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가 산뒤로 질때쯤 미샤는 집으로 돌아왔다. 미샤네 집은 빨간버섯마을의 양송이집이었다.

 

"네 엄마 잘주무세요 저 미샤는 잠자러 갈게요~"

미샤는 침대위에 이불을 펴고 누웠다. 잠들기전 미샤는 내일 학교갈 생각을 하였다. 그러다 곧 소녀처럼 꺄르르 웃었다가 노인처럼 한숨도 쉬었다. 그것을 반복하다 잠이들었다.

 

코알라중학교는 월요일을 맞이했다. 그날 미샤의 등교길은 하염없이 무거웠다. 학교에 가기 싫었다. 학교에가면

'담임선생님께서 나보고 어디까지 준비했냐고 묻겠지? 난 아무말없이 가만히 있게되겠지? 그러면 반애들은 나를 멍청이 바보 벙어리라고 생각하게 되겠지? 그렇게 소문이나면 6학년 언니들이 와서 나한테 돈을 뜯겠지? 그러면 난또 돈이없으니 우리집가서 돈을 받아와야 되겠지? 그렇게되면 우리집을 팔아야 되겠지? 내가 학교에가면 우리집은 망하게 된다니까'

무표정한 미샤의 얼굴에서 근심이 묻어나왔다. 인도의 보도블럭 무늬를 따라 걸어 학교에 다다랐다. 정문이 보였다. 월요일 아침 햇살은 밝았다. 구름도 없었다. 주변 초딩들은 서로 먼저가겠다며 뛰어갔다.

'칫.. 전부다 나빼고 평화로운 날들이구만'

"야 미샤 너 뭐하고있냐"

근심을 깨는 사내아이의 말소리가 들렸다. 아모스였다.

"이런데서 멍때리고 있으면 통학버스아저씨 트러커가 널 받아칠거야 조심해ㅋㅋ"

미샤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누군지 알아챘다. 그의 말투며 목소리는 항상 생각하던것이었기 때문이다.

"아 아모스 안녕?... 넌 어디가?"

"어디가긴 학교가지 저번주에 선생님께서 너보고 개총준비하라고 하셨다며? 잘되가니?"

"아참.그렇지 학교가지...."

미샤는 움츠러 들었다. 시선은 땅끝으로 곤두박질 쳤다. 가슴이 뛰었다. 뭔가 하지않으면 아모스에게 평범한 여자로 남을것 같았다. 그건 아침에 초코우유가 나왔을때 부족해서 못먹는것보다 더 싫었다. 미샤는 손목 소매를 만지작 거렸다. 미샤는 자기를 이렇게 가슴졸이게 만든 아모스가 미워졌다. 그래서 아모스의 배를 꼬집었다.

"아야~!! 아파~~야 왜이래"

미샤는 뒤돌아 도망쳤다. 자기 15년 인생에서 가장 큰 후회되는 짓을 해버렸다. 숨이 찰때까지 뛰었다. 곱게 넘긴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한참후 뒤를 돌아 보았다. 아모스는 보이지 않았다. 그날 미샤는 그냥 학교 땡땡이 치기로 했다.

 

"분명 날 이상한 년으로 생각하겠지...

뒷동산 잔디에 훌쩍거리는 미샤가 않아있다. 미샤는 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코알라 중학교와 버섯마을이 모두 보이는 언덕이었다. 양떼목장이지만 양들은 없었다. 아직 오전이라 선선한 바람이 불었지만 햇볕은 따스했다.

"그래도 괜찮아 이대로 안가면 개총준비도 안하고 좋지뭐"

미샤는 드러 누웠다. 구름 없는 푸른 하늘이 마냥 좋았다.

"내마음도 하늘처럼 깨끗하면 좋을텐데....."

따듯한 온기가 미샤를 감싸안았다. 미샤는 맑은 공기를 마시자 온몸이 젤라비처럼 흐물흐물해졌다.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미샤의 눈이 조금씩 감겼다. 잔디는 미샤에게 잘자라고 인사를 했다. 미샤는 잔디위에서 잠이 들었다.

 

                                          .                                                   

                                          .

                                          .

                                          .

 

 

"젤리 젤리 젤라비춤 춤을 춰봐요 리듬에 맞춰 뿜뿜 빠빠 뿜뿜빠빠 뿜뿜빠빠빰"

미샤는 노랫소리에 눈을 떳다. 눈을 비비며 주위를 둘러보니 제라비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뿜뿜 빠빠 젤라비춤을 춰바요"

미샤는 다시 눈을 비비고 눈을 크게떳다.

"뿜뿜 빠빠 당신은 누구인가요?"

파란색젤라비가 물었다. 미샤의 주위에 젤라비 6명이 서있었다. 파란젤라비가 미샤를 굽어보며 다시 물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저..저는.. 코알라중학교 2학년 미샤인데요. 당신들은 누구시죠?"

"저희는 이 동산의 파수꾼이에요. 왜이런곳에서 자고있죠? 이곳이 어떤곳인지 모르세요?"

젤라비는 미샤의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댔다. 크고 미끈미끈한 얼굴이 왠지 징그러웠다.

"이곳은 저희 젤라비들이 소유하고 있는 블루베리 농장이에요 당신이 저희 블루베리를 모두 깔아 뭉개버렸어!!"

미샤는 주위를 다시 둘러 보았다. 그렇지만 블루베리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말이에요! 어째서 이곳이 블루베리 농장이에요 제눈에는 블루베리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걸요?"

젤라비들은 미샤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서로를 쳐다보고 끄덕거렸다. 젤라비들이 미샤에게 다가왔다. 어릴적 귀엽게만 보던 젤라비들이 막상 다가오자 무서워졌다. 미샤는 뒷걸음질 쳤지만 젤라비드이 빠르게 다가와 팔과 다리를 제압했다.

"으으 뭐하는거야 이러지ㅁ..ㅁㄻ;량ㄴ머 읍읍"


입에서 젤리맛이 났다. 맛은 있었지만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젤리덩어리들은 역겨웠다. 빨간 젤라비가 입을 막았다. 입을 막자 어지럽고 눈앞이 흐려졌다.

"애들아 이 여자아이를 그분에게 데려가자 벌을 주어야 겠어."

미샤는 몸부림치며 젤리들에게 둘러쌓였다. 몸부림치면 칠수록 미샤의 팔과 다리가 젤리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미샤는 무서웠다. 엄마와 할머니 생각이 간절했다. 할머니 할머니 하며 눈물을 흘렸다.

젤라비들은 미샤와 함께 저주의 오솔길속으로 사라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미샤는 깨어났다. 몸에 달라붙은 끈끈한 젤리는 떨어지지 않는다. 머리도 아파왔다. 교복은 너덜너덜해졌다. 마치 거지같았다. 이런 초라한 자기모습에 미샤는 한층더 피곤해졌다.

"저기.. 젤라비...님 저는 어디로가는거죠?"

"너는 우리 JETOY할매님께 데려갈거다. 그분이 너에게 벌을 주실거야"

"그분이 누구신데 저한테 벌을 주시는거죠?"

"......"

젤라비들은 말없이 걸었다. 평지가 지나고 늪지대가 나타났다. 습하고 더웠다. 미샤는 머리가 더 지끈지끈해 오는것을 느꼈다. 나무가 울거진 숲이 보였다. 머리위로 태양이 보이지 않을만큼 울창한 숲이었다. 갈수록 점점더 어두워졌다. 그러다 한 가시덩굴 터널이 나왔다. 느낌이 음산했다.

"젤라비님 잘못했어요 다신 안그럴게요 이제그만 돌려보내주시면 안될까요?"

"........"

젤라비들은 대답이 없었다. 미샤는 슬슬 짜증이 났다. 가시덤불 터널을 지나고 엄청나게 큰 나무가 등장했다. 숲에 이런나무가 있을까 생각했다. 지름이 해오름운동장만큼 커다랬다. 그 나무는 저주의 오솔나무였다. 그런데 더 신기한것은 나무주변에 물레를 돌리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땀을 흘리면서 원통에 달린 나무막대를 밀고 있었다. 미샤는 사람들을 보며 왠지 낯설지 않았다. 그러다 미샤의 시선은 한명에게 멈추었다.

"터....터치?"

미샤는 자기 눈을 의심했다. 미샤는 터치와 눈이 마주치는것을 느꼈다. 그순간 터치의 등에 당구채가 날아들었다. 왕큰젤라비가 터치의 등을 가격했다. 미샤는 움찔햇다.

"이놈이 어디서 한눈을 팔아!! 일해 어서! "

터치는 고개를 숙이고 나무대를 밀어갔다. 미샤는 사라지는 터치를 보았다. 고개숙인 터치의 얼굴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주위를 살펴보니 모두 코알라중학교의 같은반 친구들이었다. 미샤는 절망에 빠졌다. 지옥이있다면 이곳이라 생각했다.

'....너무 슬프다. 절망적이다. 내 친구들이 저렇게 힘들어하다니..'

'너무 슬프다 내 친구들을 못되게 굴다니 용서할수 없어 나쁜 젤라비녀석들' 미샤는 속으로 생각했다. 미샤는 분노했다. 풀죽어있던 미샤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미샤의 눈은 이글이글거렸다.

촤아악촤아악 미샤의 손을 묶어놓았던 젤라비의 팔들이 떨어져 나갔다. 파란 젤라비가 당황해하며 소리질렀다.

"아니 이게 도데체 어떻게된거지?"

"내 친구들을 저렇게 괴롭히는걸 용서할 수 없다!"

미샤는 젤라비들을 뿌리치고 왕젤라비앞으로 다가갔다. 왕젤라비는 키가 3m였다. 크고 무표정한 얼굴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래도 미샤는 굴하지 않았다.

"어서 내 친구들을 풀어줘"

"그럴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미샤에게 몰렸다.. 모든게 정지되고 미샤와 왕젤라비만이 움직였다.사람들은 속으로 미샤를 응원했다.

'화이팅 미샤! 왕젤라비를 죽여버려'

미샤는 왕젤라비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너무 가벼운 미샤는 젤라비의 상대가 되지못하였다. 미샤는 젤리에 튕겨져 나왔다. 미샤는 다시 일어났다. 땅에 있던 당구채를 집어 들었다. 미샤는 공격하긔자세히보니 왕젤라비의 배꼽부분에 상처가 있었다. 미샤는 배꼽을보며 말했다.

"내 친구들을 풀어줘 마지막 경고다"

"..........."

미샤는 돌진했다. 그리고는 당구채를 배꼽에 꽃아넣었다. 당구채는 쑤욱 들어갔다. 그러자 왕젤라비는 괴성을지르며 쓰러졌다.

으아앙

사람들은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미샤는 쓰러진 왕젤라비의 젤리가 흐물흐물거리는것을 보았다. 젤리가 녹아내리자 흐릿하게 비췬 젤리속에서 한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아모스!!!"

아모스의 배꼽에서 피가났다. 미샤는 아모스를 일으켜 세웠다.다행히 죽지는 않았나보다        

"으...여긴어디지? 배가 아파"       

"너가 젤리속에 갖혀있었어 이젠 괜찮아 내가 구해줬어"

미샤는 당구채를 뒤로 숨겼다. 미샤는 아모스를 쳐다보았다. 왠지 부끄럽지 않았다. 아모스도 미샤를 빤히 쳐다보았다. 목까지 끌어오르는 설렘이 간질거렸다. 무슨말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미샤는 수줍은 미소를 띄었다. 미샤는 눈을 감았다. 입술이 삐죽삐죽 떨렸다. 정말 속보이는 짓이라 생각했지만 참았다. 그순간 갑자기 땅이 흔들리며 저주의 오솔나무가 파르르르떨엇다.



미샤는 수줍은 미소를 띄었다. 미샤는 눈을 감았다. 입술이 삐죽삐죽 떨렸다. 정말 속보이는 짓이라 생각했지만 참았다. 그순간 갑자기 땅이 흔들리며 저주의 오솔나무가 파르르르떨엇다.

 

"아니 이게 뭐지 지진인가?"

엄청난 흔들림에 사람들은 휘청휘청거렸다. 미샤는 갑작스런 지진에 짜증이났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저주의 오솔나무를 올려다 보았다. 오솔나무는 살아있는듯 가지를 푸르르르흔들었다. 나뭇잎이 떨어졌다. 나뭇잎은 회오리를 일으키며 지상까지 내려왔다. 나뭇잎은 미샤앞에까지오자 다시 휘리릭 날아갔다. 그자리엔 어떤 한 여자가 서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일제히 제자리로 돌아가 일하는척을 했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고있는 것 같았다.

"안녕 꼬맹아 이름이뭐니?"

"난 꼬맹이가 아니에요 미샤에요. 당신은 누구죠?"

"난 JETOY마녀다 낄낄낄 내 사랑스런 젤라비들을 죽인게 너냐?"

마녀는 생각보다 무섭지않다고 미샤는 생각했다. 미샤는 마녀라고 해서 고깔모자와 메부리코를 생각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노란생머리에 하얗기도 하고 파랗기도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미샤는 겁먹지 않고 말했다.

"너도 다치기 싫으면 어서 내 친구들을 풀어줘"

마녀는 이맛살을 찌뿌렸다. 어린애한테 그런말을 듣는게 꽤나 짜증이 났나보다.

"꼬마아가씨가 참 당돌하네"

마녀는 긴 소매로 얼굴을 가리며 회전했다. 소매가 점점 길어지더니 몸천체를 가리며 마녀를 감쌓았다. 잠시후 마녀는 본모습을 드러냈다

                                                    .

미샤는 아모스의 손을 꼭 잡았다. 태어나서 이렇게 징그러운 얼굴은 처음보았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아까의 패기는 겁에질려 사그러들었다. 이 조그맣고 나약한 자신이 무얼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어떡하지... 너무무서워ㅠㅠ 다리가 안움직여..'

마녀는 두려움에 떨고있는 미샤를 느긋하게 내려다 보았다.

"아직 어린것이 불쌍하기도 하지..."

마녀는 당구채를 요술봉처럼 휘둘렀다. 그러자 녹아있던 젤리들이 다시 모여 젤라비의 형체를 만들어냈다.  요술봉은 미샤와 아모스를향해 내리쳤다. 젤라비들은 미샤와 아모스에게 다가가 팔과 다리를 묶었다. 아까보다 훨씬 단단하고 힘이센 젤라비였다. 미샤는 반항할 수 없었다. 젤라비는 둘의 팔과다리를 포박하고 마녀앞에 무릎꿀렸다. 미샤는 아모스만 들을 수 있게 속삭였다.

'괜찮아 아모스 다 잘될거야 너는 내가 지켜줄게'

둘은 눈을 마주쳤다. 무슨느낌인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알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둘을 안심시켜 주었다.

"자 그래 미샤.. 미샤에게 무슨 벌을 내려줄까.."

마녀는 당구채로 미샤의 머리결을 툭툭쳤다. 마녀는 미샤의 턱을 들어올려 눈을 마주쳤다. 크고 올망졸망한 눈에선 아직 당당함이 남아있었다.

"니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한가지를 가져가겠다."

바람이 갑자기 후후훅불었다. 미샤와 마녀의 옷자락이 심하게 펄럭거렸다. 미샤의 눈에 마녀의 모습이 점점 커지게보였다. 순식간에 마녀의 검은 동공이 다가왔다. 미샤는 정신을잃고 쓰러졌다.

 

 

 

'......여긴...어디지?'

미샤는 서있었다. 마녀도, 아모스도, 젤라비들도 없었다. 온세상이 모두 하얀색이었다. 미샤는 소리를 질러보았지만 메아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아무것도 없었다. 미샤는 생각했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것?....'

미샤의 등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미샤야~"

미샤는 등을 돌렸다. 그러자 수많은 사람들의 실루엣이 서있었다. 미샤는 너무 반가웠다. 엄마 아빠, 언니, 터치, 담임 선생님 아모스, 같은반 친구들, 할머니까지 모두 있었다. 다들 다정한 목소리로 미샤를 불렀다.

"미샤야~ 미샤야~ 미샤야"

가족과 친구들을 보자 미샤는 기뻣다.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으리라고 새삼 느꼇다. 미샤는 달려가 품에 안겼다. 실루엣이 만져졌다. 그순간 바람이 휘리릭 심하게 불더니 소리가 들렸다.

 '너에게서 가장 소중한것을 가져가겠다.'

실루엣은 점점 흐릿해져갔다. 미사가 안고있던 엄마의 느낌이 점점 사라졌다. 손을 잡고있던 친구들의 느낌이 사라져갔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할머니의 손의 느낌이 사라져간다... 미샤는 더욱 꽉 엄마를 껴안았다. 그래도 점점더 느낌이 사라져갔다. 실루엣이 형체도 못알아볼 정도로 흐릿해졌다. 소리가 한번더 들렸다.

'너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가져가겠다.'

그순간 모든 실루엣은 가루가되어 흩어졌다. 엄마, 아빠, 언니, 담임선생님, 같은반 친구들, 할머니까지 모두 다 흩어졌다. 다정하게 미샤를 불러주던 목소리도 사라졌다. 미샤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슬펐다. 미샤는 주저않아 머리를 무릎사이에 박고 움츠러들었다.  너무 슬펐다.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외로움이 미샤의 가슴속에 멍처럼 자리잡았다. 눈물이 났다. 미샤는 엉엉 울었다. 슬픔에 사무쳐 엉엉 울었다. 그래도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하얀 세상은 점점 어두어 지더니 어두워진 미샤만 남았다. 어둠은 미샤를 서서히 감싸안았다.

 

"따르르르르릉 따르르르릉"

아침 자명종시계가 요란하게 울었다. 미샤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창가엔 햇살이 비취었다. 미샤는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신선한 공기가 미샤의 콧속으로 들어왔다. 참새가 짹짹거리며 미샤를 맞이했다. 미샤는 어제밤 꾼 꿈이 참 거지같다고 생각했다. 생각하기도 싫은 꿈이었다. 미샤는 고개를 도리도리저으며 힘찬 기지개를 폈다.

"정말 악몽치곤 너무 끔찍하게도 선명했어..."

"엄마!~~"

미샤는 엄마를 부르며 거실로 나갔다. 그치만 거실엔 아무도 없었다. 안방문을 열어도 아무도 없었다. 언니방으로 뛰어갔다. 그치만 아무 인기척도 들리지않았다..

'어디가셨나...'

미샤는 평소처럼 학교로 출발했다. 어제와 똑같은 날씨에 똑같은 길이지만 기분이 이상했다. 초딩들은 서로 먼저가겠다며 뛰어갔다. 등교길에 터치를 만났다. 미샤는 반가워서 인사를 했다. 하지만 터치는 미샤를 못알아본듯 그냥 휙 지나갔다. 유령인간이 된 느낌이었다. 불안이 엄습했다. 뭔가 잘못된것을 깨달았다. 정문앞에 역시 아모스가 있었다.

"아모스~~!!!"

미샤는 아모스에게 달려가 물었다.

"아모스 나 누군지 알겠어?"

"........"

아모스는 대답이없었다.

"나야나~~!! 미샤~!! 모르겠어?"

"........."

아모스는 역시 대답이 없었다. 미샤는 불안해했다. 무서웠다.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미샤는 멈칫하더니 아모스의 배를 꼬집어보았다. 손에는 젤리가 뭍어나왔다.

꺄아아아악

미샤는 비명을 질렀다. 미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온통 젤리들 뿐이었다. 미샤는 무서웠다. 하지만 미샤는 더이상 도망가지 않았다. 

'내가 여기서 도망가면 바뀌는게 없을거야 난 무엇이라도 할거야!'

 당구채를 꺼내 젤리아모스의 머리를 내리쳤다. 두번내리쳤다.

힘껏내리쳤다. 하지만 젤리는 통통거리며 상처하나 입지 않았다. 미샤는 그래도 용기를 내어 아모스를 향해 당구채를 휘둘렀다. 그순간 젤리의 머리에 뭔가 떨어졌다.

"응? 땅콩?"

미샤의 머리에도 땅콩이 콩하고 떨어졌다."

하늘을 보니 땅콩우박이 떨어지고있었다. 젤리들은 땅콩에 맞아 서서히 부셔졌다. 땅콩....

미샤는 땅콩을 보니 할머니가 생각났다.

'아참 그렇지! 할머니가 있었어! 할머니는 절대로 날 떠나지 않을거야! 틀림없어'

"밍밍할머니!!!"

미샤는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그순간 번개가 번쩍하더니 미샤는 다시한번더 잠에서 깼다. 눈앞엔 아까그 젊은 마녀와 할머니가 있었다. '하...할머니..'

밍밍할머니는 우아한 손짓으로 구름을 만들어 땅콩비를 내렸다. 젤리들은 땅콩을 맞고 전부 쓰러졌다.

"젤리는 땅콩이랑 같이먹으면 맛이없지"

할머니는 마녀에게 말했다. 마녀는 식은땀을 흘렸다. 아무리 마녀라도 맛없는건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마녀는 뒤로 물러났다.

"이번은 봐주지만 다음번 꿈에선 절대로 봐주지 않는다 미샤 기억해두마"

마녀는 저주의 오솔나무숲속으로 사라졌다. 미샤는 마침내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밍밍할머니에게로 달려가 껴안았다. 이번만큼은 진짜였다. "할머니..ㅠㅠ저정말 무서웠어요 그래도 용기내봤어요"

"기특하구만 우리손자 이젠 괜찮단다."

미샤는 할머니의 가슴에 안겨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양떼목장 잔디였다.

"아아아 머리야 지금이 몇시지?"

미샤는 부스스 일어났다. 손목시계를보니 9시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우왓 늦었다. 너무 많이 자버렸어!!" 미샤는 후다닥 일어나 가방을 챙기고 학교로 뛰어갔다.  모두들이 보고싶었다. 무슨꿈인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왠지 모두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되었다. 미샤는 교실에 도착했다. 교실은 아침조회중이었다. 미샤는 선생님께 꾸벅 인사를하고 자리에앉았다. 반친구들은 미샤를 보고 반겨주었다.

"미샤 안녕 ㅋㅋ 왜이렇게 늦었어!!~"

"아~ 미아미안 늦잠을 자느라고..."

담임선생님은 안경을 한번 치켜올리고는 장난스런표정으로 미샤를 보았다.

"지각한주제에 당당하구나 개총준비는 하고있니?

"아.. 선생님 오늘부터 하려고요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하하하하 미샤가 어제와 달리 씩씩해졌구나"

선생님은 당구채로 손바닥을 치며 말했다.

"사실 개총준비하라는것은 농담이었단다^^ 그냥해본말이었어 진짜로 믿을줄은 몰랐는데"

 미샤는 눈이 휘둥그래 졌다. 어이가 없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푸하하하하"

미샤는 웃고 말았다. 이 모든 상황 사람이 좋았다. 어제와 오늘 똑같은 사람상황날씨였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한 미샤였다.


안녕하세요. 제가 장난반 진심반 쓴 동화소설입니다. 많이부족하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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