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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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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어느 멋진 날

무늬는절대반지 조회 2,23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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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그 유명한 고양이가 아니라 순이네 구박댕이 소박한 고양이다. 내 이름은 '나비'다. 이 세상 고양이의 절반 이상은 아마 이 이름을 가지고 있겠지. 우리 옆집 고양이도 나비, 한 집 건너 뒷집 고양이도 나비. 참 나는 알 수가 없다. 고양이 몸집이 얼마나 큰데 이름이 '나비'인가?
나풀거리는 고 손톱만한 날 것과 우리의 모습에 어떤 공통점이 있길레 '나비'라는 이름이 턱없이 붙을 수가 있을까? 난 아마 늙어서도 그 비밀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오늘은 잠만 잔다고 순이 엄마한테 구박받았다. 아니, 쥐도 없고, 바퀴벌레도 없고, 그렇다고 굴리고 놀 공도 없는데, 나더러 뭘 어쩌라는 말인가? 참으로 나는 화풀이 대상밖에 안 되나 보다. 그리고 고양이가 잠을 자야 건강을 유지하지. 고양이 키우면서 하루 19 시간은 푹 자야 한다는 걸 몰랐단 말인가? 순이엄마 나빠요. (블랑카 버전)
여하튼 졸린 눈을 비비며 어슬렁어슬렁 산책을 나갔다. 집에서 발길에 채이는 것보다는 나가는 게 낫다. ^^* 흐, 빨간 지붕 집 '나비'가 없다. 그렇다면 공원 앞 쓰레기 통은 온전히 내 차지다. 힘쎄다고 맨날 나를 뒷전으로 돌리는 얄미운 녀석. 오늘은 말썽쟁이 똘이에게 잡혀서 털 꽤나 뽑히고 있겠지? 이제 이가 나기 시작한 똘이에게 물어뜯기고 있는지도 모르지. ^^
아, 오늘은 운이 좋군. 쓰레기 통에 버려진 저것은 틀림없는 콜라병이야. 톡 쏘는 맛도 일품이고, 굴리고 놀기 딱 좋은 멋진 장난감. 아, 그래 오늘은 고양이 '나비'의 '어느 멋진 날'이야. 콜라병이 있잖아, 콜라병이. 내일은 생선이라도 있으면 좋겠군. 그럼 내 이름이 나비인 것도 모두 이해할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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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키우고 있지는 않지만 자존심이 있어보여서 좋아하는 동물이다.
다음에 고양이 키우게 되면 이름은 무조건 '나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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