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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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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공주 (10)

호밀밭의파수꾼 조회 2,12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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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문제는 국민들의 합의입니다. "
"백성의 신망을 얻지 못한 지도자는 패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왕 스스로 힘에 부친다고 혹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태양의 제국을 없애버릴 수는 없는 것입니다. 국가란 언제나 그러하지만 왕의 나라가 아니라 백성들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
초챙과 페이퍼가 번갈아 가며 말을 이었다.
"권력을 동원하여 왕의 뜻을 이룰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정말 낮과 밤이 함께 있는 나라가 궁극적으로 백성에게 좋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선택이 아닌 어거지로 주어진 밤이라는 시간이 백성들에게 얼마나 큰 축복으로 와 닿겠습니까?"
왕은 자신에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집무실로 들어갔다. 왕궁의 정원으로 나온 공주 일행은 분수대 앞에 잠시 걸터 앉았다.
"우리가 한 말을 설마 왕이 모르고 있었을 리가 없잖아."
초챙이 말했다.
"자신이 생각했던 바라 하더라도 말을 해 주는 게 나아. 어쩌면 왕의 생각에 확신을 심어줄 지도 모르잖아."
공주는 까만 밤을 불러오는 약병을 초챙에게 들어 보였다.
"그래, 네 생각대로 해. 뭘 하나 버려야 한다느니 하면서 중얼거릴 때부터 알고 있었어.."
공주는 한숨이 후~ 하고 나왔다.
"한 나라의 일인데 우리 같은 이방인이 끼어들어 해결 하는 건 말이 안 돼. 언제나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어."
"^^ 방향을 제시해 주는 거? 그러게. 그것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어."
늦은 오후, 왕이 공주 일행을 다시 불렀다. 그 자리에는 밤의 귀환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함께 있었다. 왕이 허심탄회하게 반대파들과 얘기를 할 생각인가 보다. 페이퍼는 그들이 둘러 앉은 원탁 한 가운데 밤을 불러 오는 약병을 놓아두고 물러나왔다. 나머지는 그들의 몫이다.

여행지에서 한참 시간이 흐른 다음에 태양 제국의 사람들이 한시적으로 밤을 도입해 보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머지는 정말 그들의 몫이었다.

"공주, 다음 목적지가 어딘지 알아?"
"나무가 많은 나라라는 것만 알아."
"그곳에서 3년 쯤 전에 너에게 혼담이 있었어. "
"은둔하고 있는 나에게 무슨 혼담. 내가 몇 살인 줄은 알아?"
"흥분하지마. 완곡하게 거절하게 만들었어."
"초챙. 너 또 거짓말 했지?"
"틀린 말은 안 했어. 그냥, 네가 좀 괴팍하니, 안 건드리는 게 낫다고 했을 뿐이야."
"혼담, 누가 한 거래? 어떻게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혼담을 넣을 수가 있어? 말도 안돼. "
"그 나라 왕자가 꽤나 잘 생겼다던데...만나보면 좋아할 거야. "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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