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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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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공주 (7)

호밀밭의파수꾼 조회 3,04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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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노오란 달이 뜬 밤. 저 멀리 빛나는 별님도 선명한 초록색이거나 눈부신 빨간색만이 이 땅을 비출 것 같은 무지개국의 변방. 남색 하늘이 어색한 화려하기만한 밤이다.
"이봐, 어이, 초챙. 어디가는거야? 말은 해야지?"
"반란군(?)이라고 불리는 친구 만나러 가요."
뭐야. 공주더러 조심하라더니 저는 기름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들겠다는거야? 이봐. 우리는 살아서 세상 공부 마쳐야 한다구...
"페이퍼 양. 그 쓸데없는 생각 좀 그만 할래? 내 머리가 다 어지러워."
초챙이 소근소근거렸다.
"뭐야, 독심술도 해? ㅠ.ㅠ"
그래, 실력있는 마법사가 못 하는게 뭐 있겠냐, 그래도 마음을 읽는 건 심하다.
"ㅠㅠ;; 친구의 마음을 읽으려고 하는데, 공주의 생각이 너무 소란하여 찾을 수가 없잖아. 생각을 멈춰. 그래야 찾지. 뚝!"
생각을 읽어 찾아냈다는 반란군 친구. 멋진 검은색을 휘감은 사람이다. 검은 군대를 이끌고 있다는 그는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단지 모든 색깔이 화합하며 살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칙칙한 색깔의 채찍뱀은 반란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그래, 유유상종이다.
"현재의 왕은 자기 관념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이야. 무지개국이니 칠색 무지개만 있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 진리라고 믿고 있지. 무지개색은 결코 일곱 빛깔이 아닌데. 하늘의 섭리가 아닌 자신의 섭리를 백성들에게 강요하고 있어. "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반란군으로 살거야? 차라리 다른 세상을 찾는게 어때? 나라는 여기 아니어도 많아."
초챙이 위로한다는 의미로 이렇게 말하자 반란군 친구가
"그렇지 않아. 우리에게 나라는 이 곳 뿐이야. 조상들의 땅이고, 후손들의 땅이기도 하지. 그리고 무지개국 국민들이 우리의 핏줄이야. 다른 나라란 말 그대로 외국일 뿐이야. "
라고 말했다.
"희생이 클텐데, 어떻게 왕의 마음을 돌릴 생각이죠? 도와줄까요?"
공주가 묻자 반란군 친구는 선한 눈길을 돌려 말을 이었다.
"고마워요. 하지만 이건 우리의 문제예요. 우리가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나가지 않으면 안돼요. 공주의 성의는 고마워요. "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초챙은 말은 없었다. 초챙의 팔에 감겨있는 채찍뱀도 꿈틀거림을 멈추었다. 반란군 친구, 아니 화합의 전령인 그 친구는 어떤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할까.
"..... 초챙, 아까 친구가 준 게 뭐야?"
한참만에 공주가 물었다.
"밤을 밤 답게 만드는 비법. 검은 어둠을 불러올 수 있는 마법의 약이야. 너는 하나도 안 예쁜데, 그 녀석이 너 예쁘다고 선물이라며 주더라."
"하핫 ^^; 미인을 알아보다니... 뜻을 이루겠구만. ^^;"

다음날 무지개국을 나서면서 공주 일행은 왕을 다시 한 번 알현했다.
"다음 여햊지로 떠날 예정입니다. 인사드리러 들렀습니다. "
"그래요, 무사히 여행 마치기를 바랄게요. 내가 도울 일은 없을까요?"
"감사합니다. 한 가지 의문을 풀어주시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
공주가 입을 떼자 초챙이 불안한 시선을 던졌다. 주황으로 감은 채찍뱀도 보라색 망토 속으로 숨었다. 저 공주가 또 무슨 사고를 치려고...
"무지개국은 참 아름답습니다. 모든 것이 다 칠색 무지개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피부색깔은 왜 흰색이나 검은색 혹은 엷은 황색입니까. 타고 나는 피부 색은 왜 무지개빛이 아닙니까?"
답변을 하지 못 하는 왕을 뒤로 하고, 공주 일행은 다음 목적지를 향해 발길을 옮겼다. 이번에는 공주가 말이 없었다.
"...어째 지금은 생각도 조용하냐?"
국경을 빠져 나오고 초챙이 물었다.
"독심술 하지마. 너 때문에 나도 딸리는 마법 써야 하잖아. "
"뭐야, 너도 마법 할 줄 알아?"
"이봐. 우리가 몇 년 친구냐? 어깨 너머로 배웠어도 자잘한 것은 익혔겠다."
무지개국이 흰색 검은 색과 화해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공주 일행이 그곳을 떠나오고도 한참이 지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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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잘봤어요~^^ 건필하세요~!
(2005.05.19 21: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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