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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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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앙이 마을

해맑은소녀 조회 3,24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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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의 어느 작은 나라에 고양이 마을이 있었어요. 그 곳의 고양이들은 일하기보다는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무척 게으름 쟁이었어요. 매일 파티를 하고 멀리 놀러 다니기를 좋아하는 고양이들이었죠. 일을 한다 해도 하는 둥 마는 둥 노는 것에만 신경 쓰느라 제대로 일하는 날이 없었어요. 그 중에서도 제일 게으른 고양이들은 마키 일당들 이었어요.
하지만, 게으른 고양이들 중에서 부지런한 고양이 몽이가 딱 한 마리 있었답니다. 그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들이 노는 시간에도 일하는 시간에도 잠자는 시간에도 일할 정도로 부지런했어요. 게으른 고양이들은 오히려 부지런한 몽이에게 손짓을 하며 말을 하곤 했어요.
“저 고양이는 노는 게 얼마나 좋은 건지 모르는가봐”
“쯧쯧…….왜 힘들게 일을 해? 일 안하고도 살 수 있다는 거 모르나?”
“어리석기는..저러다 나중에 우리처럼 못 놀아서 후회하는 거 아냐?”
게으른 고양이들은 항상 부지런한 몽이를 욕했어요. 게다가 일하는 것을 방해하고 일을 못하게 해 놓은 적도 많았답니다. 일하러 갈 때 지나가는 돌다리를 없애고 나무 외다리도 부러뜨려서 못 건너가게 한 적도 있었어요. 어떤 날은 그물을 쳐서 잡아서 하루 종일 공중에 매달아 뒀던 적도 있었어요. 그래도 몽이는 아무렇지 않은 척 열심히 일을 했답니다.

하루는 아무리 괴롭혀도 몽이가 일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자 마키 일당은 한 자리에 모여서 꾀를 생각해내기 시작했어요. 몽이가 일하러 갈 때 가지고 다니는 기구들을 모조리 다 부러뜨려서 태워 없앨 생각이었죠. 그리고 열심히 가꾸어 놓은 논과 밭도 말이에요.
마키 일당 중 우두머리인 마키가 기구들을 태울 역할을 맡게 됐어요. 나머지 일당은 논과 밭을 태우기로 했어요.
이른 새벽이 되고, 마키 일당은 계획을 시작하기 시작했어요. 마키는 기구들을 몰래 가져와서 불로 태워버리고 나머지 일당은 논과 밭에 가서 불을 붙였어요. 그러자 몽이의 기구들과 논과 밭은 검게 시커멓게 활활 타 버렸어요. 다 타고 나니 논과 밭, 기구들은 검은 재가 되어 있었어요. 이를 모르고 몽이는 계속 잠을 자고 있었어요.
날이 밝고 몽이는 보통 때처럼 일어나서 일하러 가려고 기구들을 가지러 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기구들이 하나도 없는 거 에요. 몽이는 집을 꼼꼼히 다 살펴 찾아봤지만 기구들이 안 보이자 이번엔 논과 밭에 뛰어 가봤어요. 이미 논과 밭은 검게 되어 있었어요. 몽이는 마키 일당이 한 짓인 줄 알아채고 화가 몹시 났어요. 당장 마키 일당을 찾아갔어요.
하지만 마키 일당은 자기들이 한 게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며 우겼어요. 오히려 아무 잘못도 없는 자기들한테 심통을 부린다고 화를 냈어요. 몽이는 하는 수 없이 미안하다고 하고 힘없이 집으로 돌아갔어요. 그리고는 생각을 하나 둘 하기 시작했어요.
‘여기서 내가 무너지게 되면 마키 일당이 이겼다고 우쭐거리겠지? 약해지지 말자’
‘논과 밭은 다시 가꾸면 되는 거야.’
몽이는 기운을 내서 새로운 기구들을 찾으러 다녔어요. 그리고 쓰던 기구들 보다 조금 더 좋은 것을 사서 다 타 버린 논과 밭을 새로 일궈 가기 시작했어요. 힘들었지만 몽이는 참고 열심히 일을 해서 다시 훌륭한 논과 밭을 만들었어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몽이는 마키 무리들이 또 태워버린다 해도 다시 가꾸면 된다는 생각을 하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어요.

한편 마키 일당은 몽이가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자 너무 약이 올라 있었어요. 자기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지지 않고 계속 일을 하자 참을 수가 없었어요. 마침내 마키 일당은 몽이를 찾아갔어요. 이번엔 단단히 혼쭐을 내서 아예 마을에서 쫓아내려는 생각이었죠.
그리고는 몽이가 일궈 놓은 논과 밭을 없애버리고 자기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 버릴 생각이었어요. 그러나 이번엔 마키 일당들은 그럴 수가 없었어요. 몽이가 갑작스레 찾아온 마키 일당에게 너무나 친절하게 대해 줬거든요. 그동안 가꿔온 논과 밭에서 키운 것들로 맛있는 음식들도 만들어 주고 선물도 줬거든요. 마키 일당은 갑자기 태도가 달라진 몽이를 보자 당황스러웠어요. 자기들이 그렇게 괴롭히고 못살게 굴어도 웃으며 친절하게 대해주니 괴롭히려던 생각들을 잊어버렸어요. 그리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몽이와 즐겁게 얘기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몽이도 이 날 만큼은 일하는 생각은 잊어버리고 마키 일당과 파티를 열어서 춤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하루를 보냈어요.
날이 어두워지자 마키 일당은 몽이에게 즐겁게 잘 보냈다고 잘 자라는 인사까지 하고 멀리 사라졌어요. 몽이는 그런 마키 일당을 보자 왠지 마음이 뿌듯했어요. 자기가 일궈 놓은 것들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포기 하지 않고 논과 밭을 다시 가꿔놓길 잘했단 생각이 들어서였어요.
다음 날, 몽이는 여전히 일을 하러 논과 밭에 갔다가 놀랬어요. 전날 일궈 놓은 것보다 더 많이 일궈져 있는 거 에요. 몽이는 누가 해놨는지 생각을 하다가 입가에 미소를 지었어요.
그것은 마키 일당이 해 놓은 것이었어요. 자기들에게 친절히 대해준 몽이에게 고맙다는 보답을 해 놓은 것이었죠. 몽이는 흐뭇했어요. 그리고 평소 때처럼 일하기 시작했어요.
얼마 후, 이 일이 알려지자 마키 일당 말고도 게을렀던 고양이들이 마음을 고쳐먹고 부지런히 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는 모두 훌륭한 논과 밭을 일궈서 몽이처럼 부지런한 고양이들이 되었고, 고양이 마을은 게으름쟁이가 하나도 없는 마을이 되었답니다.

p.s. 너~~~무 오랫만에 쓰는지라...많이 허접하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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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람
나도 부지런해질 수 있을까 ㅡ ㅡ
(2005.11.23 17: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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