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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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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 (1)

한스와프리츠 조회 2,43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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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한 나무숲을 헤치고, 헤치고, 또 헤치고 가다가 보니 드디어 펌프킨 교장이 군림한다는 그 학교가 나왔다. 어마어마어마하게 큰 직사각형 건물이었다. 그것도 딸랑 한 채. 위이이잉~ 바람이 지나가..는 듯했다.
여기가 그 유명한 '학교'라는 말인가. 딸랑 건물 한 채인데. 뭐가 명문이란 말인가.
"건물로 학교를 판단하다니. 못 써."
초챙이 언제 마음을 읽었는지 페이퍼의 부정적인 생각에 제동을 걸었다.
"그런데 이 학교는 이름이 그냥 '학교'야?"
페이퍼가 묻자 이 학교에 끌려갈 뻔했었다는 리치가 말했다.
"어. 모든 학교의 기본이라고 다른 이름은 없어. 군더더기 없이 그냥 딱 '학교'야."
"누가 지었는지 참 과격하다. 쩝."
사방을 쭉 한 번 둘러보니 사각형 건물 한 채를 둘러싸고 여기도 나무, 저기도 나무, 그 너머도 나무 온통 나무 뿐인 것 같았다. 마치 사각형 건물이 뭔가 잘못해서 나무에 갇혀 있는 듯한 형상.
초챙이 말했다.
"한 가지 주의 사항이 있어. 학교 내에서 마법은 안 된대. 형평성을 위해서라는데 요즘 기본적인 마법을 못 쓰는 사람이 어디에 있다고. 쩝. 아마 마법으로 말썽 부리면 처리하기 귀찮으니까 그런 것 같아 ."
"만약 마법을 쓰면?"
페이퍼가 묻자
"반성문 써야해. 백 장. 직접 손으로."
"그것도 마법으로 쓰면?"
"웬 도전정신? 반성문 천 장 써야 해. 직접 손으로."
"그것도 마법으로 쓰면?"
"마법이 통하지 않는 나무 숲에 갇혀. 알아서 빠져 나와야 한다는데, 흠, 한 석달 열흘 정도 걸린다고 하지."
"알았어. ㅜ.ㅜ 말 잘 들을게."
학교쪽으로 걸어가면서 리치가 문득 생각난 듯 말햇다.
"우리가 왕자나 공주라는 건 숨겨야하지 않을까?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잖아."
그러자 초챙이 째려보며 말했다.
"웬 촌스러움? 여기 다니는 사람들 중에 왕자 공주 아닌 사람이 드물지. 즉 아무런 메리트가 없다는 말씀. 그냥 편한대로 다녀. 말썽 피우지 말고. 착하게 굴어야 정상으로 자란다며?"
"네네, 행님!"

펌프킨 교장은 말을 금처럼 여기는 인물이었다.
"왔습니까? 연락 받았습니다. 시험보니까 따라오세요,."
그게 다였다. --; 셋은 교장을 따라 시험장으로 갔다. 레벨을 정해야 한다는데, 문제가 참 독특했다. 아주 창의적으로 써야 하는 문제. 아주 절도 있게 문제도 딱 하나였다. 그런데 결코 마법으로는 정답은 찾아낼 수 없을 것 같았다.
사각사각사각. 필기구 굴러가는 소리가 교실을 가득 매운 지 한 시간쯤 지난 후 드디어 시험이 끝났다.
"후~ 문제 참 터프하다. '돌을 져 날라서 일당을 받는 노동자가 어느 날 금덩어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져 날랐다. 요상한 색깔의 돌인 줄 알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사용자는 돌이 아니니 일당을 지급할 수 없다고 했다. 게다가 금세 금을 잃어버렸다는 사람이 찾아와 노동자를 도둑으로 몰았다. 이 사건이 재판을 받게 되었다면 당신은 어떤 판결을 내리겠는가.' 흠, 참 내가 뭔가를 썼다는 게 신기하군."
"뭐라고 썼는데? "
페이퍼가 대답을 하려는 찰나 시험 결과가 나왔다는 폄프킨 교장의 말이 있었다. 참 빠르기도 하다. 시험 결과 페이퍼와 리치는 같은 클래스에 배치되었고, 초앵만 다른 클래스였다.
"뭐야. 내가 요 꼬맹이 리치와 같은 수준이란 말이야? 말이 돼? 이봐 리치, 너 뭐라고 쓴 거야?"
"뭐, 요지를 말하자면 의도의 문제로 몰아갔어. 노동을 했고, 훔치려는 의도도 없었고 하니 노동자는 일당을 받아야 하고, 도둑도 아니라고 말이야."
페이퍼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그래. 나보다 낫네. 영광이다. 너와 같은 레벨이라서."
이렇게 해서 초챙과 페이퍼와 리치의 학교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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