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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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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헛말 - 1

한스와프리츠 조회 2,46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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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바스 키아로스타미와 파올로 코엘료와 장진 감독의 공통점은 그들 모두 막막한 상황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영화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이란 대지진 이후를 그리고 있다.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자연 재해 위에 살아남은 자들의 삶은 이어지고 있었다. 코엘료의 소설 속 인물은 대부분 절망적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절망에 굴복하지 않는다. 물론 그들의 절망은 상대적이지만 현실 세계에서 절대적 절망에 빠진 자들보다 상대적 박탈감에 빠진 자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로 하자. -사족이지만 어린이 동화의 절반 이상이 가난한 시절, 절망적 상황을 담고 있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물질적 가난이나 가정 파괴 및 해체 그리고 장애와 기형 그 고난의 극복 과정 등은 현대의 일반적인 아이들에게 생소한 이야기일 뿐이다. 굳이 우리의 아이들이 옛 시절의 절망을 반복적으로 간접체험할 필요는 없다. 동화 역시 다른 글과 마찬가지로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아이들은 영리하다. 그리고 자기 주장이 확실한 편이다. 가난에 대한 간접 체험은 소재의 다양성에 관여하는 것일 뿐 실제로 절반이 넘는 동화가 절망 속의 희망을 담고 있는 것은 기형적이다. 현대의 아이들은 공감하고 싶어한다. - 장진 감독의 영화 중 '킬러들의 수다'는 참으로 멋지다. 사람들 마음 속에서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을 없애버려서 '킬러'들이 굶어죽게 만들겠다는 검사의 대사는 압권이다. 장진이 유쾌한 이유는 '환타지'를 이처럼 멋드러지게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웰컴투동막골'도 이런 유형의 환타지이다. 그는 자기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는 재능있고 운도 좋은 예술가다.
현재 나의 번민은 상대적인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운도 좋고, 겉보기에 딱히 부러울 것 없는 상황이니 지금의 번민은 사치일 수 있다. 그런데 상상속에서나마 무엇이 되더라도 혹은 무엇을 하더라도 만족스러울 것 같지 않다.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절망을 인지하거나 턱없어보이지만 마음이 따뜻해지기라도 하는 환타지를 만들어내볼 수밖에 없다.

- 그리하여 만들어진 환타지 하나.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맑은 개울을 건너다 이 개울은 어디까지 이어지나 궁금해졌다. 그래서 가방을 잠시 팽개쳐두고 개울을 따라 걸어갔다. 청명한 물 소리가 끝없이 이어질 듯 하더니 마침내 강 어귀에 이르렀다. 강을 끼고 있는 마을로 들어가 지붕이 가장 예쁜 집으로 갔다. 묵기를 청하고 안으로 들어가 그들의 사는 이야기를 듣는다.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아침이다. 안개가 자욱한 강으로 나가 저 강은 어디로 흘러갈까 궁금해하다 거리낌없이 강을 따라가보았다. 그리하여 드넓은 바다에 이르렀다. 바다에서 가장 큰 고래잡이 배를 타고 이 대양의 끝은 어디인가를 알아보았다. 그랬더니 다시 내 가방이 풀밭에 놓여있는 개울이었다. 나는 선뜻 가방을 집어들고 해질녘이 아름다운 내 집으로 향했다.


-----------> 틀림없이 동화입니다. ^^* 아, 그리고 이 뒷편의 짧은
환타지는 제 옛 친구의 환타지와 '닮아'있습니다.
미리 밝혀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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