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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04일 (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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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고백. [단편]

으아니라니 조회 3,93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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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기분 좋게 지내셨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에요. 오늘도 참 아름다운 날이에요. 당신도 오늘 창문을 통해 세상을 바깥 세상의 소리를 들어보았으니 다 아시겠으니 말이에요. 후훗.

 

 기억나시나요? 우리가 처음 만났을 그때를 말이에요. 그날도 이렇게 날씨가 맑았었죠. 그래요. 그건 분명히 저기 저 하늘에 있는 누군가가 우릴 만나게 해준 것이었어요. 당신은 너무나도 친절했었죠. 공원에서 울고 있던 저를 너무나도 포근하게 달래주었어요. 뭐, 저야 쑥스러워서 도망쳤지만 말이에요.

 다음날 학교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해주는 당신에게 고마웠었습니다. 또, 다른 날 제가 속상한 일 때문에 공원에서 울고 있었을 때에도 당신은 저를 위로해주었지요. 그때 전 당신을 하늘에 있는 누군가가 만나게 해주었다고 믿게 되었답니다. 당신은 신을 안 믿었지만 말이에요.

 아. 저를 위로 해주신 날, 생각해보니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제대로 못했네요. 죄송해요. 저 그때 당신이 저를 위로해준다고 생각을 하니 너무 기분이 좋아서 어찌할지 모르고 있었거든요. 오늘을 빌어 말을 하고 싶네요. 죄송해요. 그리고 감사해요.

 

  한참 울고 있을 그때에는 우리 둘이 이런 관계를 맺게 될 줄 몰랐어요. 그냥 당신이 또 저를 위로해준다는 생각에 두근거리기만 했었답니다. 신기하게도 당신은 울고 있는 저를 달래고나서 고백을 했지요. 조금은 상황하고 맞지 않아서 웃어넘기긴 했지만, 저도 사실은 당신을 좋아하고 있었거든요.

 그날 이후로 당신은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었죠. 같이 공부를 하거나, 산책을 하고 영화를 보거나……. 저 혼자만 좋아할 지도 모르는 꽃밭 가꾸기도 도와주었지요. 저는 당신의 친절함이 너무나도 좋았답니다.

 저는 이런 당신의 친절함과 상냥함에 반해버렸을지도 몰라요. 당신의 손길, 눈빛, 말투……. 너무나도 아름다웠지요. 당신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라면 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다짐했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저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어요. 당신은 저를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자 이야기를 꺼냈지요. 아무리 소꿉친구라도 말이에요. 후훗.

 

 당신이 그 아이와 같이 있을 때, 그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저는 당신을 빼앗겨 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너무나도 무서웠죠. 당신을 잃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몰라서 너무나도 슬퍼졌어요. 다시 외로운 그때로 돌아가게 될까봐……. 그래서 그 날. 용기를 내기로 했어요. 그 아이를 없애 버리면 당신은 다시 그 아이를 찾지 않을 것이잖아요?

 

 당신이 무어라 하더라도 저는 잘 알고 있어요. 이 일이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는 걸 말이에요. 하지만, 제게 있어서는……. 제 사회는 당신이 전부랍니다. 이 세상사람 모두가 저를 욕한다 하더라도 제 세상은 바로 당신이에요. 그 어느 누구도 당신이 될 수 없어요. 아무도 당신을 대신할 수 없어요.

 

 당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요. 당신만 저를 바라봐 준다면 저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요. 아니, 이미 그렇게 했죠. 당신과 소꿉친구라던 그 아이. 음……. 그날은 기억하기 싫은데 이상하게도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네요. 후훗.

 그 아이를 밤늦게 불러냈어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이야기했죠. 지금 당장 당신에게서 떨어지라고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 아이가 무어라고 하는지 아세요? 저보고 무슨 참견이냐고 묻는 것에요. 그렇게 몇 분 더 이야기를 했어요. 특별히 그 아이는 당신의 소꿉친구니까 적당하게 말로 하려고 했었답니다. 근데, 그 아이가 끝까지 당신을 포기 안하는 거예요. 당신은 제 것인데 말이에요. 아.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요? 당연히 처리했죠.

 

 소리를 지를 것 같아서 매듭으로 목을 조이려고 했거든요. 근데 제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다가가자 조금씩 뒤로 물러서지 뭐에요. 그래서 준비해왔던 칼로 다리를 찌르고 달려가서 목에 매듭을 지어주었죠. 그러니까 살려고 아등바등 거리다가 몇 분이 지나자 죽어버렸어요. 그 아이 시체는 당신과 제가 열심히 가꾼 꽃밭의 비료로 주었답니다. 그 아이도 좋아할 거예요. 당신의 손길이 닿은 꽃밭에 묻어주었으니까요.

 당신을 만난 뒤로, 저 많이 바뀌었어요. 매사에 소극적이기만 하던 제가 어떤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다니 말이에요. 이 모든 게 다 당신 덕분이에요. 당신에게 정말 모든 것을 감사하고 있어요.

 

 아참. 이 이야기를 빼먹을 뻔 했네요. 그 아이를 죽인 다음 날  저는 당신에게 너무 화가 났어요. 그 아이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고 온통 그 아이만을 이야기 하다니……. 듣고 있을 제 생각도 해주셨어야죠. 저보다 그 아이가 더욱 소중했나요? 그 아이 때문에 당신이 점점 피폐해 지는 것을 보고 제가 밤에 불러내어 그 아이가 있는 곳을 알려주었잖아요? 그런데 왜 당신은 평상시의 눈빛이 아닌 그런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았나요? 왜 평소의 손길이 아닌 그런 손길로 왜 저를 뿌리쳤나요? 어째서 부드러운 말만 흘러나오는 입에서 그런 무서운 말들이 흘러나왔나요?

 

 뭐, 지난날이니까 잊기로 하죠. 당신이라면 무얼 하든지 다 되니까요. 아.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은 안 되지만 말이에요. 그래서 눈은 빼버렸지만요. 그때는 조금 아팠을 거예요. 당신이 그렇게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다니요. 근데 이상하게 그런 당신의 비명까지 좋았던 것 있죠? 하지만, 지금은 당신이 아무런 말도 못한다는 것이 조금 슬프네요. 그러게 왜 제가 집을 비운 사이 소리를 질렀나요? 그것 때문에 제가 조금 곤란해졌었잖아요. 제가 당신의 혀를 뽑을 때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아시나요? 당신의 상냥한 목소리를 못 듣는다고 생각하니까 얼마나 슬펐는데요. 그러나 지금은 괜찮아요.

 

 평상시에는 같이 못 다니지만 집에 돌아오면 당신이 저를 기다리고 있어서 너무 기뻐요. 비록 당신이 이런 모습으로 변했다고 해도 말이에요. 세상 사람들은 이런 당신을 어떻게 쳐다볼 진 몰라도 여전히 저는 당신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있어요.

 당신이 그 아름다운 눈빛으로 저를 쳐다봐주고 있어요. 부드러운 미소로 저를 향해 웃음 짓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저는 당신을 죽을 정도로 사랑하고 있는 것 아시죠?

 

 아. 이런 제가 너무 제 이야기만 했죠? 오늘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였을 텐데 말이에요. 죄송해요. 제가 너무 좋아서 말이에요. 당신을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져서……. 곧 음식 준비 해올게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할게요. 영원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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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네스

으음........................
무서운 여자의 심리가 잘 드러나있네요..;;;
산뜻한 고백이라든지...섬뜩한 고백이라든지......
잘 읽고 갑니다!


(2011.08.16 17:23:33)  
으아니라니

으으... 그냥 집착이죠..


(2011.08.16 17:45:59)  
구름섀
남성이 마조히스트이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잘 적으셨네요 다음에 또 봐요 ㅅㅅ
(2011.08.17 05:10:31)  
으아니라니
어찌 쓰다보니 주인공이 다 여자네요 ㅋㅋㅋㅋㅋㅋ
(2011.08.17 1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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