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새글

11월 21일 (목)

안녕하세요

창작글

목록

[소설] 새와 상처

저기저기외기러기 조회 5,202 댓글 1
이전글
다음글


어느 시골에 소년이 살고 있었다. 소년이 사는 시골마을은 도시에서 멀리 있기 때문인지 마을 대부분 사람들이 저소득의 농업으로 생계를 간간히 꾸려나갔다. 소년의 집도 예외는 아니었으나,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고 배려를 잘 하는 아이로 자라났다. 아이는 또한 운동을 좋아한다. 옛날엔 매주 일요일마다 아버지랑 뒷산에 나가서 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버지는 병에 걸려 함께 가지 못한다.

어느 일요일, 소년은 아침운동을 하러 뒷산에 나갔다. 뒷산에는 울창한 나무들이 많이 있어서 새나 동물들의 보금자리로써 훌륭하다. 이 때문에 뒷산에 새 종류나 나무에 사는 동물들이 많이 있다.

소년은 어떤 나무 옆을 자나가다 작은 아기 새를 발견하였다. 둥지에서 떨어졌나보다. 소년은 이 여리고 딱한 처지에 있는 새를 불쌍히 여겨 둥지에 돌려놓으려 하지만 아기 새의 둥지가 있는 곳이 하필 뒷산에서 가장 큰 나무의 꼭대기 근처에 있다. 이럴수가, 소년은 깊이 생각했다.

“내가 만일 저 아기 새를 둥지로 올려 놓으려면 나무 곡대기로 가야 하고, 그럴려면 나무 중간 높이에 도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나무 줄기를 타고 오르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 데, 나는 그 방법을 알지 못하고 게다가 다시 내려올 때에는 어떻게 내려올지 모른다. 하 지만, 그렇다고 이 새를 그냥 놔두면 고기 먹는 들짐승들이 필히 이 놈을 건드리려고 아우 성을 치는데······.”

몇 번의 고민 끝에 소년은 기발한 발상이 떠올랐다. 바로 줄기에 생채기를 내어 그것을 발판 딛고 올라서는 것이였다. 마침 소년에게 휴대용 단도가 있어 소년은 그걸로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다가 잘못 찍어 손 측면에 3개의 상처가 생겼다. 피가 흐르지만 별로 깊은 상천는 아니며, 더욱이 아기 새가 미아가 된 고통보다 덜 하다는 생각에 작업을 계속했다. 딛고 올라서는 데에는 가지들이 소년을 방해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발목에 두 개, 정강이 세 개, 무릎 한 개, 허벅지에 한 개의 상처가 생겼다. 얼굴에도 상처가 났다. 총 11개의 상처를 가지고 소년은 그 아기 새를 나무에 있는 둥지에 올려놓았다. 이제 나무를 내려가는데, 그 과정에서 또 하나의 생채기가 생겼다. 정말 아픈 하루였지만 그래도 소년은 여린 한 생명을 구해서 기뻤다. 그 날 밤에 상처를 보고 어머니가 소년에게 뭐라고 혼을 냈지만 말이다.

그날 밤 소년에 꿈은 하얀 빛으로 가득 찼다. 그 빛은 무언가 강하고 자극적이지만 따뜻해서 자꾸만 쬐고 싶었다. 그 빛 때문에 너무 눈부셔서 눈을 뜰 수 없는 상황에 어떤 사람의 그림자가 희끔 보인다. 그리고 그림자에서 나오는 듯한 목소리가 귀에 울려 퍼진다.

“······다친 수만큼 복(福)······내일···첫 번째 복······.”

꿈속에서 그림자가 무어라고 중얼중얼 거렸다. 명확한 부분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말을 못 알아듣겠다. 설사 들리는 단문장 들을 이리저리 잘 조합해서 해몽해 봐도, 소년은 꿈은 꿈일 뿐, 그것을 전혀 믿지 않았다.

소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득 몸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 몸을 살펴보니 어제 상처들이 있던 자리를 깨끗한 맨살이 대신하는 것 이었다. 즉, 다 나았다는 소리이다. 소년은 기분이 좋아서 학교에 춤추듯이 뛰어갔다.

그날 밤, 그는 또 꿈을 꾸었다.

“내일···두 번째···.”

소년은 어제랑 똑같은 개꿈이라 생각했다.

오후에 학교에서 돌아온 소년은 평소보다 많은 음식물들을 보고 놀랐다. 핫도그, 와플, 어묵 같은 먹거리에서 부터, 사과, 바나나, 감귤에다, 토마토, 게다가 한 개의 파인애플까지 게다가 장을 봐온 결과물들을 세로로 다 쌓아놓으면 어림잡아서 소년의 집 대문의 세로길이의 반 정도가 될 것 같았다. 이 커다란 봉지들이 마당에 왜 누워있는 건가하며 생각하다가 어머니가 마당에 들어서면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오늘이 마침 근처에 있는 장터가 개시(開市)100주년 행사기간이 시작돼서 왠만한 건 겁나게 싸져서 먹을 것을 더 많이 사올 수 있게 되었단다. 손 씻고 먹도록 해라.” 소년은 기쁜 마음에 손을 뽀득뽀득 깨끗이 씻은 후에 먹을거리를 맛나게 많이 먹었다. 그러고도 절반이 남았다. 그리고 그 수많은 먹거리 들의 행진이 3개월간 계속된 덕분에 소년은 더 많은 음식을 먹고 더 열심히 운동해서 왜소하던 체구가 점점 체격 좋은 체구로 변해갔다.

시장 이벤트가 끝난 날의 밤, 또 소년은 그 꿈을 꾸었다.

“···세 번째···”

이번에는 꽤나 문장이 간단해졌고 짧아졌다. 일어나서 달력을 보니 오늘이 일요일 이었다.소년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운동을 가려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그의 방문을 열고 헝클어진 파마머리를 불쑥 들이대더니, 아버지가 빠르게 회복되어 마침내 퇴원을 한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말에 처음엔 소년은 놀라서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비몽사몽 했지만, 곧 현실임을 깨닫고, 운동을 못 가는 섭섭한 마음을 누르고 기쁜 마음으로 아버지에 병원에 갔다. 건강하게 걸어 다니는 아버지를 보가 소년은 그대로 웃으면서 아버지 품에 안겼다.

그로부터 약 3개월 후, 비슷한 꿈을 네 번째로 꾼 소년은 의아해졌다. 도대체 숫자들은 뭐를 나타내는지, 그리고 이런 비슷한 꿈을 꾼 날 다음날에는 왜 항상 기분 좋은 일이 생기는 건지······. 꿈속의 그림자는 그런 소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상관없이 운명을 조작해 또 다른 축복을 내려주었다. 오랜만에 어머니가 사람을 불러서 집안의 더러운 곳을 청소시키는 것이었다. 소년은 속으로 ‘그 돈이 어디서 나지’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도, 청소를 하고나니 보기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았다.

소년은 다섯 번째로 비슷한 꿈을 꾸었다. 이번엔 아버지가 집안의 허술한 곳이나 수리하고 보강해야 한 부분을 사람을 시켜 수리하고 보강했다는 것이다.

1년 후, 소년은 같은 종류의 꿈을 오랜만에 꾸었다. 그 그림자 녀석도 반가웠다. 그런데, 이번엔 특이 하다.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동시에”

‘설마 오늘은 두 개의 복이 동시에?’ 소년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 중에 하나는 그 소년이 짝사랑하는 소녀가 그의 집 바로 옆에 이사를 온 것이다. 또 하나는 (복인지 아닌지 좀 불확실하지만)점점 소년에 대해 연정(戀情)을 품기 시작한 모양인 것이다(어디까지나 소년의 입장에서 말이다).

여덟 번째 꿈은 기말고사 준비기간 중에 꾸었다. 이를 증명하는 듯 중2 2학기 기말고사에서 모든 과목에서 100점을 터득하는 엄청난 성과를 보였다. 평소에는 공부를 밤새도록 해도 점수가 낮게 나왔지만, 그 때는 공부를 적게 해도 모든 내용이 이해가 갔다. 소년은 불안했지만, 의외의 결과에 넋을 잃다가 곧 겨우 제정신으로 돌아와서 환호성을 질렀다. 아홉째 복은 좋은 성적으로 인해 원하는 고등학교에 가는 것이었고 열째는 옆집의 소녀도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이다. 고등학교 시험에서도 승승장구하는 그는 드디어 열한 번째 복을 얻게 되었다. 소년과 소녀가 같은 대학에 가는 것이다. 둘은 원하는 대학도 같기 때문이다. 열두 번째 복은 이렇다. 소년의 아버지가 오랜만에 복권을 살까 해서 샀는데, 놀랍게도 1등이다. 소년의 가정은 한순간에 벼락부자가 되었고, 소녀의 집과 싸우지 않고 공평히 분배를 해서 각각 5000000원을 등록금에 쓰게 되었다. 모두 합치면 당첨금의 100분의 1, 그래도 돈이 많았다. 나머지 100분의 99는 가지고 있기 너무 벅차 국가나 사회에 환원하였다. 소년과 소녀의 집은 경제적으로 잘 살게 되었고, 이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들도 없고, 이웃의 시기 또한 없다.

소녀는 행복하였지만, 소년은 오히려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다. ‘과연 내가 이런 행운들을 누릴 자격이 있을까’라는 회의감에 항상 사로잡혀 있어 그는 불행했고, 그의 가족들은 그런 그를 이해 못했다.

어느 날 밤, 그는 그리운 그 꿈을 꾸었다. 이번에는 그 그림자가 명확히 소리 내어 말했다.

“······천지 창조주이신 하늘의 신님의 피조물들 중 조류를 담당하는 새의 정령 비르드가의 하늘에서 부여받은 능력을 잘 보았느냐? 너는 어릴 적에 둥지에 떨어진 아기 새 한 마리를 구해주었다. 자네가 그동안 보았던 큰 행운들이 바로 그 때 생긴 상처의 수와 동일하다.”

그는 그에게 처음으로 말했다.

“하지만, 내가 그 때 했던 선행치고 좀 상이 과한 거 아닐까? 그냥 복 1개만 주지, 왜 다친 부분 들이 있는 개수만큼 복을 줘? 게다가 갈수록 너무 운이 좋아져서 좀 부담스럽다.”

그림자는 응답했다;

“참으로 겸손한 하늘의 아들이라. 허나, 자네가 구한 새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일세. 내가 왜 그만한 상을 주었는지 알겠나?”

“멸종위기?”

“그렇다. 그 떨어진 아기새랑 둥지 위의 아기새, 그리고 그들의 어버이들이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놈들이지. 게다가, 두 아기새는 성별도 달라서 천공의 법을 어기더라도(근친교배) 살아야 하기 때문에 자네의 공로는 크다.”

그는 그런 그의 주장에 반론했다.

“그렇게 따지면, 환경보호자들은 모두 인생이 잘 돼야 하지 않겠니? 뭐 됐어. 나는 이 상장들의 값을 몸으로 때워서 내 마음 속 죄책감을 묻어 버려야지.”

“맘대로 하거라.”

그는 일어났다.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이 날 이후로 그들 부부는 사회에 봉사하는 일들은 무조건 실행하여 그 명성이 동네에 알려지고, 소년 자신도 행복해졌다. 자신이 새의 정령이라고 주장한 꿈속 그림자도, 그를 만드신 하늘도 그의 선택과 행동에 극찬하였다.

그리고 (청년이 된) 소년은 다시는 그런 종류의 꿈을 꿀 수 없었다.

--------------------------------------------------------------------------------------------

처음 쓰는 글입니다.
제가 이런 건 처음이라... 졸작의 느낌이 날 수 있습니다.
지적될 부분은 너무 직설적으로 지적하면 제가 좀 곤란하니까...
조금 부드럽게 지적해주시면 그것을 수용하겟습니다.

욕설글, 악플 자제 부탁해서 덧글보는 저도 덧글쓰는 자신도
기분좋은 하루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게시글을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저기저기외기러기
으아...... 품평이 어떨지 기대반 걱정반......
(2012.06.06 23:52:08)  

뒤로 목록 로그인 PC버전 위로

© https://feel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