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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농자천하지대본전뽑기-lucky 7편

저기저기외기러기 조회 2,49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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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천하지대본전뽑기-7화

“왜?”

“······”

건형이는 그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용철이의 눈에는 건형이가 무언가에게 놀라는 듯이 보였다. 그는 그에게 물었다.

“왜 그래?”

순간, 동공에 초점이 없던 건형이가 돌아오자마자 용철을 의식하게 되었고, 그는 얼버무렸다.

“아무것도······.”

그런 말을 해도 용철은 그가 이상했다.

4m까지 파자 뜨거운 흙탕물이 분수 처럼 쏟아져 나왔다. 이제 물이 나오는 건 됐으니 하루빨리 수원지에 흙더미가 들어가는 걸 막아야 했다. 포크레인과 각종 기계를 이용해 수원지둘레를 빙 둘러싼 방벽이 세워졌고, 그 상태에서 수원지로 들어간 흙들만 퍼냈다. 그 다음엔 방벽 바깥쪽 면에 콘크리트 거푸집을 세우고 또 일정 간격 밖으로 거푸집을 원 형태로 배치하였다. 철근과 콘크리트가 들어갈 장소에 흙이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일행들은 합심하여 그 흙더미 마저 치워냈다.

콘크리트의 기둥이 될 철근들을 다 배열하다 보니, 어느 새 땅거미가 졌다. 건형이 부모님이 건형이를 찾으러 공사현장에 친히 오셨다. 부모님은 이 힘든 공사현장에 자기들 아들이 참가했다는 게 충격적일 뿐이다.

“이보시오, 아줌마!”

“왜요? 어, 건형이 아버지세요?”

“맞는데···, 거 남의 애를 왜 힘들이게 합니까!?”

“아, 죄송합니다······. 근데, 자기가 스스로 참가했는데요?”

“뭐? 강건형, 그게 진짜냐?”

“어? 으···, 응······.”

이렇게 된 이상 아버지는 무어라 따질 수가 없었다. 건형이의 아버지의 교육신념에는 ‘자식이 원하는 걸 말리면 안 된다.’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이, 강건형.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말도 안하고 가면 우리는 뭐가 되니.”

“미안, 근데 말하면 안 보내줄 것 같아서.”

“에휴······.”

아버지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말을 이었다.

“다음부터 나갈 때 행선지 안 말하고 가면, 외출금지다. 알겠니?”

“예.”

한편으로, 건형이 어머니는 아라 어머니한테 묻는다.

“이거 불법 아니에요? 저 많은 인력도 다 어디서 나온거죠?”

“이 공사는 일단 시청에 허락 받았어요. 저 많은 인력은 어떤 재벌 2세가 아버지 졸라서 대준 거구요.”

“그애가 누구에요?”

“미리내 온천시설 사장 용철이 라고, 저기에 삽질하고 있네요.”

건형이 엄마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네?”

“저기에 삽질하고 있다구요.”

“아니, 어느 회사에서······.”

“‘미리내’요.”

답하는 순간 건형이 어머니는 고개를 돌려 용철이를 향해 봤다. 그리고 재빨리 서 있던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무슨 엄청난 비밀을 봤다는 것 같이.

일요일인 내일, 건형이와 동네사람들은 공사현장에 찾아갔다. 그 중에는 직접 콘크리트 붓는 걸 도와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건형이도 그 무리 중 한 사람이었다.

콘크리트가 다 부어질 무렵, 용철이 에게 전보가 들어왔다. 사장인 아버지가 공사를 해 주기로 했으니, 이제 인력들과 장비들을 다 넘겨주고, 자신도 복귀하라는 내용이다. 그는 약속대로 콘크리트를 다 붓고 정리하자, 바로 떠날 채비를 하였다. 노을이 조금 보이는 무렵에 한 대의 포크레인 빼고 모든 장비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용철이는 남겨진 포크레인을 타고 집으로 갈 생각이었다.

떠나는 그의 모습을 보고 건형이는 속에서 그에게 질문을 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느꼈다. 그러나 그 질문이 데체 무언지 몰라서 결국엔 인사도 서로 못한 채, 떠나보냈다.

석양이 마을을 은은한 주황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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