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변심(17)
소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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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민은 창선의 장례식장에 찾아왔다. 상복을 입은 수정은 눈물로 얼굴이 젖어 있었다. 그것은 물론 수정의 연기였으나 수정의 연기라는 것을 알 리 없는 효민은 수정한테 연민을 느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발생하게 된 게 자신이 예전에 사법고시 합격 후 수정을 차 버린 것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번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분향을 마친 효민이 수정한테로 갔다.
“와 줘서 고마워요.”
수정이 말했다.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래도 힘내세요. 그리고 어려운 일 있으면 언제든 저한테 얘기해 주시고요. 제가 도와 드릴 테니까.”
“예. 선생님 은혜는 잊지 않을 게요.”
“전 그럼 가 볼게요.”
“식사라도 하고 가세요.”
“아니에요. 바빠서. 그럼 다음 주 월요일 날 회사에서 뵙죠.”
효민은 수정한테 인사를 하고 장례식장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