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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변심(11)

소피스트 조회 4,06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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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민은 퇴원을 했다. 그리고 집에서 일주일을 쉰 후에 다시 로펌회사로 출근했다.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은 효민이 예전의 효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효민은 변해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예전의 안하무인격인 사람이 아니었으며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했고 그들의 사정을 살펴 주었다. 로펌 사람들은 그런 효민을 보면서 역시 사람은 큰 일을 당해야 사람이 된다는 얘기까지 주고 받았다.

효민은 오후에 창선이 수감되어 있는 감옥을 찾아갔다. 창선은 면회실에서 효민을 만났다. 처음에 자신을 면회 온 사람이 누군지 몰라 의아해 하던 창선은 효민이 자신의 이름을 밝히자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다.

“사과를 받으러 온 게 아니에요. 사과라면 당신 부인이 이미 할 만큼 했으니까...”

“그래도... 정말 죄송합니다.”

“사실 한 가지 알고 싶은 게 있어서 찾아온 거에요.”

“무슨?”

“당신 집을 좀 알았으면 해서요. 남편이 이렇게 수감되어 있어 생활이 어려울 거 같은데. 제가 도와 줄 수 있으면 도와 주었으면 해서요.”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저희가 죄인인데...”

“죄가 미운 거지 사람이 미운 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그 일은 예기치 못한 사고였으니까.”

창선은 효민의 말에 몸둘 바를 몰라 하며 자신의 집 위치를 가르쳐 주었다. 수정이 살고 있는 데를 알아낸 효민은 형무소를 나와 수정의 집을 찾아갔다. 수정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수정이 살고 있는 집은 반지하였다. 벽에는 금이 가 있었고 퀘퀘한 냄새가 났다. 효민은 수정이 그런 곳에 살게 된 게 모두 자신의 책임인 것만 같아 가슴이 아팠다. 효민은 문을 두드렸다. 7평 밖에 안 되는 좁은 방에서 두 아이랑 식사를 하고 있던 수정은 문 두드리는 소리에 일어나 현관으로 나가 문을 열었다. 효민이 와 있었다. 수정은 너무나 놀란 얼굴을 하며 물었다.

“선생님이 어떻게?”

“그 동안 간호를 해준 게 고맙기도 하고 어떻게 사시나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요.”

“누추하지만 들어오시겠어요.”

수정의 말에 효민은 안으로 들어갔다. 수정의 어린 두 남매는 처음 보는 낯선 남자인데도 효민한테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식사 안 하셨으면 좀 드시겠어요?”

“그래도 되나요?”

“그럼요.”

수정이 밥그릇에 밥을 담아 가지고 왔다. 효민은 수정과 수정의 어린 남매랑 같이 작은 밥상을 가운데에 놓고 식사를 했다. 효민은 갑자기 이런 게 가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은수랑 결혼한 후 자신은 한 번도 가족의 정이란 걸 느껴 본 적이 없는 거 같았다. 그래서 은수가 죽었다는 소식에도 별 감정이 들지 않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효민은 수정과 수정의 두 어린 남매랑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가려고 일어났다. 문 앞까지 수정이 마중을 나와 주었다.

“저 어려운 일 있으면 언제라도 연락 주세요.”

효민은 어떻게든 수정을 도와 주고 싶어 자신의 명함을 건네 주었다. 그것만이 자신이 지난 날에 지은 죄를 갚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합니다.”

수정은 효민한테 받은 명함을 챙겨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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