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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변심(10)

소피스트 조회 2,69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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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효민이 깨어난 후에도 수정은 계속 병실을 찾아와 효민을 간호해 주었다. 수정은 그 길만이 남편이 효민한테 진 죄를 조금이나마 갚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수정이 모습을 보면 볼수록 효민은 지난 날 자신이 한 잘못이 생생하게 기억났다.

“일주일 후에는 퇴원하신다면서요. 정말 다행이에요.”

“예. 그 동안 도와 주셔서 고마워요.”

“고맙다뇨? 제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도 모자를 판인데.”

“앞으론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힘들겠지만 남편이 나올 때까지 두 아이 키우면서 기다리려고요. 지금 일자리 알아보고 있는 중이에요.”

효민의 어머니가 병실문을 열고 들어왔다. 효민의 어머니는 수정이 또 와 있는 것을 보고는 반가워 하며 말했다.

“또 와 있었던 거야?”

“예. 어머님이 오셨으니까 전 그만 돌아갈게요.”

“그래. 집에 가서 좀 쉬도록 해.”

“예.”

수정은 병실을 나갔다.

“참 바른 아가씨야. 요즘에 저런 아가씨가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니까. 처음에 너 사고 났을 때 죄송하다고 찾아온 걸 내가 갖은 욕을 다 퍼부으면서 내쫓았거든. 그런데 그 욕을 다 먹으면서도 며칠을 계속 찾아와서는 정말 죄송하다고 하면서 빌더구나. 결국 내가 두 손 두 발 다 들었지. 진심을 이기는 건 어디에도 없으니까.”

‘진심?’

어머니의 말에 효민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생각해 보니 자신은 사법고시 수석을 합격한 후 한 번도 사람을 진심으로 대한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하다가 그렇게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효민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더는 이전처럼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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