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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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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임] 양 #1 그리고 인사글

구칠년생 조회 4,84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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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선 글을 처음 써봅니다.

경험도 아마 이게 처음이구요. 책을 읽는것은 좋아라했지만 써보고싶다는 생각을 손에 쥐고만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점차 하나씩 배워가며 써가고 싶네요. 문학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배워가고 싶어요.

어리숙한 글이지만 소소하게 마냥 봐주시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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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나는 넓은 잔디를 품고 있는 초원이 전부 내 것이며 나만 뜯어먹을 수 있는 것 인줄 알았다. 풀을 뜯으며 점점 성숙해지고 있을 무렵 내가 더 이상 먹을 풀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니 정확히는 풀은 전부 내 것이 아니었다. 눈앞에는 항상 내가 좋아하는 푸르스름하며 새벽에는 이슬이 맺히는 그런 풀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다가갈 수 없었고 가까이 갈려고 조차 하지 않았다. 왜냐면 내 것이 아니며 누구 것인지도 몰랐기 때문에 그런데 나와 같이 시도조차 하지 않은 아이들을 봤다. 많이는 아니지만 소수의 아이들은 풀을 뜯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나는 그저 그런 아이들을 보며 부러워하며 아무런 것도 자라지 않는 황폐한 땅에서 그저 새싹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다. 물론 작은 희망은 가지고 있었다. 저 아이들이 나에게 가져다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희망보다는 기대에 가까웠다. 그저 나는 점점 나 자신에게 합리화시키며 염원 같은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다.

때는 언제였을까 나는 더 이상 자라나지 않았고, 그래서 풀 역시 필요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간 아이들의 발자국이 내 마음속 어딘가 즈려밟혀있었다. 보니 뭔가 열등감이 생겨 조금씩이지만 풀을 뜯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는 점점 발자국을 따라가며 뜯어 먹고 있었다. 남들은 모두 비웃었다. 이미 다 자란 녀석이 어린아이마냥 풀을 뜯기 시작했으니까. 게다가 너무 오랜만에 입안의 혀를 구리며 치아를 움직이는 모습이 정말 이제 갓 태어난 새끼가 어미의 젖을 떼고 풀을 처음 뜯어먹는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이런 놈이기에 누가 웃어도 그저 내 입안에서 굴러다니는 풀떼기와 함께 씹어 넘겼다. 정말 이걸 왜 씹고 있을까 라는 생각도 도중에 하게 된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다시 되새김을 했다. 녀석들이 나에게 했던 말과 함께 말이다. 얼마나 되었을까 나는 녀석들과는 멀어지고, 나 혼자 넓고 넓은 초원에서 느리게 보다는 빠르게, 빠르게 보다는 느리게 혼자서 나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해가 기울고 달이 차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몇 번을 지나갔는지는 몰라도 나를 제치고 앞으로 간 녀석들의 그림자가 점차 나에게 드리우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확신했다. 나도 저 녀석들과 같이 같은 풀을 뜯을 수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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