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반성
낮잠을 너무 여러번 잔 댓가로 동이 트는 걸 보고 있다.
여전히 잠은 오지 않고 눈은 약간 따갑다.
어두운 침실에서 오래 핸드폰을 들여다 봤더니 그런가보다.
노후에 이 눈이 틀림없이 혹사당한 시간만큼 나를 고생시킬 것 같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버리지 못하는 습관이 있다.
더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고 싶다고 매일 다짐하지만
어느새 나는 tv앞에 앉아있고, 또 게으른 낮잠을 즐기고야 만다.
산책이나 독서같이 힘안드는 계획도 나에게는 이렇게나 이루기 힘든 거창한 계획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새벽이나 되어야 쌓일대로 쌓인 죄책감과, 기다려도 오지 않는 잠 때문에
책을 펼쳐들고 있다.
아직까지 잠들지 못했으니 나는 아침해를 보며 잠이 들어 점심쯤에나 일어나겠다.
작은 집에 갇혀 사는 동물이 된 기분인데, 다른 점은 아무도 나를 여기에 가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상과도 단절된 느낌인데, 내가 세상을 따돌리고 있는 것 같다.
아기가 태어나면 사라진 모든 활력이 되살아 날까?
나는 그냥 게으른 여자에서 게으른 엄마가 되는게 아닐까?
나를 뽑아주지도 않을 구인공고를 열심히 뒤져본다.
일이 주어져야 움직이는 수동적인 삶에 절어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머리가 자신의 본분을 잊고 보고 듣고 말하기같은 최소한의 기능만 남아버리지 않을까?
내가 스마트폰을 2G폰 처럼 쓰는 것 처럼. 내 머리는 그 값어치를 못하고 있는 중이다.
자기 반성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