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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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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특집 시 모음> 정연복 시인의 '반달' 외

도토리 조회 2,05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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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특집 시 모음> 정연복 시인의 '반달' 외

+ 반달

오늘은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

거리의 연인들의
행복한 웃음 사이로

당신 모습 맘속에 그리며
길을 걷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왠지 외로운 모습의
반달 하나  

나도 당신을 만나기 전에는
저렇게 홀로 쓸쓸하였을까

너의 반달과 나의 반달이
다정히 기대어

우리의 목숨 다하는 그 날까지
두둥실 두리둥실
명랑한 보름달로 살고 싶어라


+ 내 마음은

내 마음은
당신의 지성소(至聖所).

온 정성을 다하여
닦고 또 닦은

내 마음의 중심에
당신을 모시는 것이

나의
사랑의 종교인 것을.

당신은
내 마음의 중심에

해 뜨는 낮이나
달 뜨는 밤이나

세월의 수레바퀴가
닳아 헤어질 때까지

영원토록 변함없이
계시옵소서.

온 우주에
단 하나뿐인

나의
사랑하는 님

내 영혼의 샛별인
당신을

영원히
찬미하는 것이

나의
아름다운 숙명인 것을.


+ 님은 나의 천국

오!
살포시 오셔서

내 마음의 풍경을 온통 바꿔놓으시는
님.

님은
나의 천국
님의 '하하' 풀잎 같은 웃음소리에
나의 마음에는 밝은 햇살 비추네.

님은
나의 연옥
님의 마음에도 내가 있을까
님의 마음에는 내가 없다면....

님은
나의 지옥
님의 얼굴에 그림자가 서리면
나의 마음에는 어둠이 깔리네.

님이여,
이 목숨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내 마음에서 떠나지 마셔요.


+ 그대 안의 천국

나의 천국은
크고 화려하지 않습니다

나의 천국은
작고 소박합니다.

내가 살아서나
내가 한 줌의 흙이 되어서도

이 드넓은 우주에서
나 영원히 머물고 싶은 곳은

오직 하나
당신의 마음속뿐.

당신의 마음 한 모퉁이에
나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면

나 그것만으로도
황홀한 은총을 누리는 것을,  

그것 말고 달리
내가 꿈꾸는 천국은 없습니다


+ 사랑의 기도

꽃잎에 맺힌 이슬처럼
님을 생각하는 이 마음
언제나 순결하게 하소서

두둥실 산마루를 넘는 저 구름은
님 향한 내 터질 듯한 그리움의
우편 배달부이게 하소서

지금 나의 뺨을 스치는 이 바람은
저 멀리 님의 뺨을 살며시 스쳐온
그 바람이게 하소서

산들바람이 싣고 온
이 향긋한 꽃내음은
님이 고요히 눈감고 맡으셨던
그 꽃내음이게 하소서

밤하늘을 예쁘게 수놓은
저 고운 별빛은
내 님의 맑은 눈동자에 담겼던
그 별빛이게 하소서

님 생각에 젖어 걷고 있는
이 아득한 길의 저편 어딘가에
나를 향해 다가오는
님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게 하소서

님과 함께라면
사랑의 고통마저 기쁨으로 여기는
용기 있는 마음을 주소서

님을 사랑하는 이 마음
평생토록
변함이 없게 하소서

내 마음에 늘 님이 계시듯
님의 마음에도 오붓이
나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게 하소서


+ 그대, 그리고 나

그대가
꽃잎이라면

나는
그대에게 내려앉아

산산이 부서지는
한줄기 햇살이고 싶어라.

이 목숨
다하는 그 날까지

아니,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의 파도 너머

영원히 변함없이
하나이고 싶은    

아름다운 연인(戀人)
그대, 그리고 나.    


+ 나는 당신 마음의

나는 당신 마음의 들판에 뛰노는
한 마리 순한 양이 되고 싶어요
당신께서 "이제 집으로 돌아가라" 하시면
말없이 돌아가는 착한 양

나는 당신 마음의 하늘의
작은 별 하나로 떠 있고 싶어요
당신이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말없이 스러지는 작은 별

나는 당신 마음의 개울의
작은 조약돌이 되고 싶어요
당신의 물살에
깎이고 다듬어지는 조약돌 하나

나는 당신 마음의 꽃밭의
이름 모를 꽃으로 피고 싶어요
오직 당신의 눈에만 보이는
이름도 향기도 없는 풀꽃 한 송이


+ 당신에게 드려요

나의 온 마음을
그리움으로 곱게 물들여
당신에게 드려요

당신을 늘 그리워하면서도
어느새 당신이 또 그리워지는
나의 마음을 당신에게 드려요

사랑의 빛으로 충만한
나의 모든 시간을
당신에게 드려요

당신을 사랑하고 사랑하여
사랑의 빛으로 눈부신
나의 시간을 당신에게 드려요

나의 온몸을
아낌없이
당신에게 드려요

당신의 존재에 눈먼 나의 눈
당신을 찬미하는 나의 입술을
당신에게 드려요

나의 정신을
티없는 제물로
당신에게 드려요

당신을 만나
순결한 사랑으로 해맑은
나의 정신을 당신에게 드려요

나의 영혼마저
당신에게 드려요

지상에서 당신을 사랑하여
너무나 행복했던 나의 영혼을
당신에게 드려요


+ 반달

내 생이
그믐달인 듯 야위어
쓸쓸함이 여울지는 날에도

나의 반쪽,  
나의 영원한 사랑
반달 같은 당신 있어

허투루 눈물짓지 않으리

* 정연복(鄭然福): 1957년 서울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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