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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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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에 관한 시 모음> 워즈워드의 '무지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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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에 관한 시 모음>  워즈워드의 '무지개' 외

+ 무지개

하늘에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마음 뛰노나니,
나 어려서 그러하였고
어른 된 지금도 그러하거늘
나 늙어서도 그러할지어다.
아니면 이제라도 나의 목숨 거둬 가소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원하노니 내 생애의 하루하루가
천생의 경건한 마음으로 이어지기를
(윌리엄 워즈워드·영국의 시인, 1770-1850)


+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

내일 몫은 기쁨
내일 몫은 환희
내일 몫은 찬란함
내일 몫은 영광
내일 몫은 눈부신 황홀이니
나는 견디리
견디어 이기리
오늘 비록 비가 내려도
내일은 해가 뜨리
저 하늘의 무지개 그 약속을
믿으리
(유안진·시인, 1941-)


+ 무지개

하늘에 무지개가 고와요.
어머니, 난 저 무지개를  갖고  싶어요.

얘야, 착한 마음 고운 마음이면
저 무지개를  가질 수 있지.

네 마음속에 잠자고 있는
무지개를  찾으렴.

아이의 눈은 반짝하고 빛났어요.
어머니, 난 찾겠어요.

내 미움과 성냄과 게으름 속에
감추어진 나의  무지개를요.

그런데, 어머니!
어머니는 무지개를 갖고 싶잖아요?

어머니는 작은  웃음을 아이의 눈 속으로 보냈어요.
그리곤 속삭였어요.
얘야, 이 엄마의 무지개는 너란다.

어머니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고운 무지개를
꼭 껴안아주었어요.
(하청호·아동문학가)


+ 무지개

비 지난 언덕
호들기 불면

송아지 등 너머
무지개 떴다

건너말
옹달샘께
하얀 그림자

머리 거친 순이나
물 길러 가지
(최승렬·아동문학가)


+ 떡

곱고 고운 무지개,
무지개가 떠 있는 무지개 떡.

반달 모양에 밤과 콩,
추석에 먹는 송편.

쿵덕 쿵덕 떡메로 친,
쫄깃쫄깃 인절미.

날씬하고 가는 흰색,
떡국에 넣어 먹는 가래떡!

색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고
맛도 다른 우리의 떡!
(안미정·아동문학가)


+ 무지개

무지개가 섰다.
무지개가 섰다.

물 젖은 하늘에
거센 햇살의 프리즘 광선 굴절로
천연은 태고의 영광 그대로
영롱한 칠채(七彩)의 극광으로
하늘과 하늘에 궁륭(穹 )한 다리가 놓여졌다.

무지개는 이윽고 사라졌다
아쉽게
인간의 영혼의 그리움이
행복을 손 모아 하늘에 비는 아쉬움처럼
사라진다 서서히......

만사는
무지개가 섰다 사라지듯이
아름다운 공허였었다.
(한하운·시인, 1920-1975)


+ 무지개칼

티베트의 이공에서
한 사내가
쇠를 두드려 만든 칼을 꺼내
허공을 스윽 가르고 있다

안개가 걷히고
무지개가 떴다
거룩한 메시지가 떴다

최후의 날에
두려움을 없애주고
희망을 품게 하였다는
일곱 빛깔 문자를 읽는다

지상에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한 사람이 아니다
우리들은 모두
무지개 속에 들어가 있는
빛의 하나이므로
식구이며 가족이다

다시 필
새벽을 위해
심판처럼 칼을 휘두르는데
봄날 만개한 꽃 같은 무지개가 떴다
(김종제·시인)


+ 숨어사는 즐거움

가끔은 숨바꼭질처럼
내 삶을 숨겨두는 즐거움을 갖고 싶습니다.
전화도 티브이도 없고 신문도 오지 않는
새소리 물소리만 적막의 한 소식을 전해주는
깊은 산골로 숨어 들어가
내 소란스런 흔적들을 모두 감추어 두겠습니다.
돌이켜 보면 헛된 바람에 불리어 다녔음을
여기저기 무지개를 좇아 헤매다녔음을,
더 이상 삶의 술래가 되어 헐떡이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는 적막 속으로 꼭꼭 숨어들어
홀로된 즐거움 속에 웅크리고 있겠습니다.
그리운 친구에게는 편지를 부치러
장날이면 가끔 읍내로 나가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갈 곳 없는 떠돌이처럼
갈대의 무리 속에 슬쩍 끼어 들었다가
산새들 뒤를 허적허적 좇다가
해질녘까지 노닥거릴 생각입니다.
내게 남은 시간들을
백지의 고요한 공간 속에 차곡차곡 쌓아 가겠습니다.
(조용우·시인)


+ 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

빨강
그 눈부신 열정의 빛깔로
새해에는
나의 가족, 친지, 이웃들을
더욱 진심으로 사랑하고
하느님과 자연과 주변의 사물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겠습니다
결점이 많아 마음에 안 드는 나 자신을
올바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렵니다

주황
그 타오르는 환희의 빛깔로
새해에는
내게 오는 시간들을 성실하게 관리하고
내가 맡은 일들에는
인내와 정성과 책임을 다해
알찬 열매를 맺도록 힘쓰겠습니다

노랑
그 부드러운 평화의 빛깔로
새해에는
누구에게나 밝고 따스한 말씨
친절하고 온유한 말씨를 씀으로써
듣는 이를 행복하게 하는
자유로운 매일을 가꾸어 가겠습니다

초록
그 싱그러운 생명의 빛깔로
새해에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힘들게 하더라도
종말의 늪으로 빠지지 않고
초록빛 물감을 풀어 희망을 짜는
희망의 사람이 되겠습니다

파랑
그 열려 있는 바다 빛으로
새해에는
더욱 푸른 꿈과 소망을 키우고
이상을 넓혀가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삶의 바다를 힘차게 항해하는
부지런한 순례자가 되겠습니다

남색
그 마르지 않는 잉크 빛으로
새해에는
가슴 깊이 묻어둔 사랑의 망을 꺼내
편지를 쓰고, 일기를 쓰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사색의 뜰을 풍요롭게 가꾸는
창조적인 기쁨을 누리겠습니다

보라
그 은은한 신비의 빛깔로
새해에는
잃어버렸던 기도의 망을 다시 찾아
고운 설빔으로 차려입고
하루의 일과를 깊이 반성할 줄 알며
감사로 마무리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다른 이에게 거듭 강요하기보다는
조용한 실천으로 먼저 깨어 있는
침묵의 사람이 되렵니다
(이해인·수녀, 1945-)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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