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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묵상 시 모음> 정연복의 '인생의 꽃밭' 외

도토리 조회 2,08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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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묵상 시 모음> 정연복의 '인생의 꽃밭' 외

+ 인생의 꽃밭

눈물꽃과 웃음꽃이
반반이면

그 얼마나 행복한
인생의 꽃밭이겠는가.

수다한 눈물꽃 사이
듬성듬성 웃음꽃이어도

결코 불행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없으리.

안개꽃이 장미꽃의
은은한 배경 되어주듯

눈물꽃 없이는
웃음꽃도 빛나지 않으리니.

눈물과 웃음 뒤섞인
알록달록한 인생의 꽃밭은

어느 누구의 인생이더라도
눈부시게 아름다워라.  


+ 바람의 노래

바람을 등지지 말자
바람을 겁내지 말자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얼굴을 돌리자.

바람을 맞으며
가슴 가득히 바람 안고서

바람의 들판을
거침없이 달려가자.

한세상 살아가면서
바람이야 피할 수 없는 것

불어오는 바람을
기쁜 마음으로 맞아주자.

한 송이 작은 풀꽃도
바람의 춤을 추거늘

바람 더불어
가벼이 흔들려 주자.

바람도
늘 한줄기 목숨이라서

세차게 부는 바람도
머잖아 잦아들고 말리니.


+ 성공

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꿈꾸는 성공은

남들보다 높은 지위에 오르고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니다.

단 한번뿐인
소중한 나의 인생을

그런 성공을 이루느라 애쓰면서
헛되이 보낼 수는 없다.

내가 가슴속으로
간절히 바라는 최고의 성공은

사랑하고 사랑 받는 일에
크게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 나이와 욕심

나이를 먹는 만큼
욕심을 줄이자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면
욕심을 한 가마니 줄이자

밥 한 그릇을 먹으면
욕심을 한 움큼 줄이자.

이렇게 나이와 욕심이
반비례하면

그럭저럭
나잇값은 할 수 있으리.

나이가 들면서
육체는 어쩔 수 없이 낡아져도

정신과 영혼은
날로 더 깊고 맑아지면서

아름다운 생
만들어갈 수 있으리.


+ 내리막길

오르막 산행을 할 때는
힘들고 숨이 찹니다

산길을 내려올 때는
그냥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지금껏 내가 걸어온
인생의 길을 뒤돌아봅니다

오르막을 지나
내리막으로 들어선 지 오래입니다

언제 내가 이렇게
긴긴 길을 걸어왔는지

세월의 빠름 앞에
가만히 옷깃을 여밉니다.

앞으로 얼마쯤의 길을
더 걸어가야 할지 알 수 없지만

남은 내리막길은 힘 빼고
가벼운 발걸음을 해야겠습니다.


+ 목숨

오늘 아침
동트는 태양에 맞추어

나의 생명도
힘차게 기지개를 켰다.

내일도 태양은
변함없이 동트겠지만

나는 어둔 밤의
잠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눈부신 태양 빛
내 눈으로 더는 볼 수 없을  

그 날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으니.

아직은 심장이 뛰고 있는
바로 지금 이 순간

나의 목숨 나의 생명을
보석같이 소중히 여겨야 하리.


+ 손님

살아가면서 만나는
어떠한 기쁨과 슬픔도

나의 생을 찾아오는
더없이 귀한 손님으로 알고

두 손과 가슴 활짝 벌려  
반갑게 맞으리.

드넓은 지상의
작고 볼품없는 나의 존재

한 이름 없는 여인숙 같은
내 생명의 집을

멀리에서 애써 찾아와 준
기쁨과 슬픔 모두에게

내 누추한 집의 가장 따스한
아랫목 아낌없이 내어주리

푹 눌러앉았다 가도 괜찮다고
진심으로 말하리.


+ 노을 꽃

피는 꽃만
예쁜 게 아니다

지는 꽃도
못지 않게 예쁘다

가만히 보면
지는 꽃이 더 예쁘다

슬퍼지니까
가슴 아리도록 예쁘다.

해 뜨고 질 때의 노을도  
꽃이랑 비슷하다

새 아침 새 희망을
노래하는 아침 노을보다도

저무는 하루를 속삭이는  
저녁 노을이 더 곱다

아롱아롱 눈물 너머
가슴속 파고들며 곱다.  

어느새 이제
나의 생도 지는 꽃이요

해 저물녘
노을 쪽으로 기운 모양이다.

* 정연복(鄭然福): 1957년 서울 출생. pkom54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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