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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묵상 자료> 이해인의 '부활 단상'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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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묵상 자료> 이해인의 '부활 단상' 외

+ 부활 단상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고
새들이 즐겁게 노래하는
이 새봄에
저도
완고함,
딱딱함,
고집스러움을 버리고

새로 돋아나는 연둣빛 잎사귀처럼
연하게
부드럽게
너그럽게
변화되게 하소서.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부활절에 드리는 기도

이 성스러운 부활절에
저희들의 믿음이
부활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이
당신의 뜻에 순종하는
그 마음이 살아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권력과 부정에 굴복하지 아니하고,
정의와 사랑을 구현하는
그 힘을 저희에게 주시옵소서.
(피천득·수필가, 1910-2007)


+ 동틀 녘에
  
주님
어머니의 가슴에
당신의 십자가를 묻고서
어머니의 사랑에
당신의 사랑을 담아주신 당신

주님
당신의 고통으로
우리의 고통을 거두어 주시고
당신의 부활로
우리의 가슴에 희망을 담아주신 당신

이 밤도
당신의 사랑을 먹으며
편히 잠들게 하소서
새벽 동틀 무렵에
당신의 숨길을 느끼며 잠깨게 하소서
(어느 수녀)


+ 내 믿음의 부활절  

지난겨울
얼어죽은 그루터기에도
새싹이 돕습니다

말라죽은 가지 끝
굳은 티눈에서도
분홍 꽃잎 눈부시게 피어납니다

저 하찮은 풀포기도
거듭 살려내시는 하나님
죽음도 물리쳐 부활의 증거 되신 예수님

깊이 잠든 나의 마음
말라죽은 나의 신앙도
살아나고 싶습니다

당신이 살아나신  
기적의 동굴 앞에
이슬 젖은 풀포기로
부활하고 싶습니다

그윽한 믿음의 향기
풍겨내고 싶습니다
해마다 기적의
증거가 되고 싶습니다
(유안진·시인, 1941-)


+ 부활절

주님,
저로 하여
하루에 한 번씩 죽게 하소서

오늘 하루도
나의 죄 무거웠으니

당신이 가리키는 곳
애써 피하고

내 시선이 즐거운 곳에
머물렀나이다

당신이 인도하시는 음성에
마음의 빗장을 닫아

내 육신에 즐거운 말만
주고받았나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뱉었을
차가운 말과

하루에도 수십 번 돌렸을
내 차가운 등을

주님,
오늘밤
무릎 꿇은 침상에서 죽게 하소서

날이면 날마다
그 날의 밤이 내게는
깜깜한 무덤이 되게 하시어

어김없이 밝아오는 아침이
부활의 새벽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주님,
저로 하여 하루에 한 번씩
새로 태어나는 기쁨을 알게 하소서
(홍수희·시인)


+ 부활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얼마나 더 처절해져야 하느냐.
아직도 추락할 것이 있다면
절망도 끝난 것은 아니다.

더 깊이 낮아져 보아라.
발아래 깔려 봐야
새로운 희망을 말할 수 있다.
(임효림·승려 시인, 1950-)


+  사랑과 부활

사랑이 우리 가슴속에서 싹트는 순간
우리는 다시 태어난다.
이것이 진정한 탄생이고 부활이다.
사랑이 우리 가슴속에서 태어나는 순간,
다시 말해 겹겹으로 닫혔던
우리 마음이 활짝 열리는 순간
우리는 다시 태어나게 된다.
사랑과 거듭남의 의미가 여기에 있다.
(법정·스님, 1932-2010)


+ 두 주먹 불끈 쥐고

온갖 쓰레기 더미 위에
한 송이 민들레 피었습니다.
어디서 날아왔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역겨운 냄새 풀풀 날려도
코 막으며 살아야 한다고
살아서, 저 파란 하늘 향해
크게 한번 웃어 봐야 한다고
두 주먹 불끈 쥐고
용케도 잘 자랐구나.
어디선가 나풀나풀 날아와
꽃잎에 입 맞출 나비를 기다리며
어둠 밝히는 등대처럼
꼿꼿이, 환하게 웃고 있구나.
(김소운·시인, 1907-1981)


+ 부활

핍박받으며
온갖 고통과 시련 속에서
추운 겨울을 산 것들이 돌아온다.
저기 뼈아픈 세월의 뒤안길
어두운 도시 환하게 백목련 핀다.
울 없는 집 마당에 상사화 올라오고
매화 향기 파란 하늘에 피워 올린다.
사람을 살리는 게 부활이다
죽음을 이기고 승리하는 세계
찬바람 잠재우고 따뜻한 사랑 품는
아버지의 참사랑 전하는 봄이다
모든 삼라만상이 깨어나는
일요일 아침의 생명
그분이 무덤을 깨고 일어나셔서
가난한 나에게 오셨다
(김창규·시인, 나눔교회 목사)


+ 부활

한 잎 두 잎
쓸쓸히 낙엽이 떨어집니다

그 많던 잎들 모두 지고
이제 나무는 텅 빈 몸입니다.

긴긴 겨울 찬바람 맞으며
나무는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마치 죽어 있는 듯
숨죽여 가만히 있습니다.

이윽고
봄이 왔습니다

빈 가지에 눈부신
연초록 새순 돋아납니다.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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