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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시 모음> 정연복의 '강물'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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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시 모음> 정연복의 '강물' 외

+ 강물

인생은
한줄기 강물

흘러흘러
가는 것

어제도
내일도

모레도
또 그 다음날도

목숨 있는 순간까지
흘러가는 것.  

바로 눈앞에
보이지는 않아도

늘 저만치 있는
죽음

그 고요한
평화의 바다에 닿기까지

기쁨과 슬픔 속에
쉼 없이 흘러가는 것.


+ 슬픔의 강

가슴
한가운데

보이지 않는
슬픔의 강 하나

흐르지 않는 사람은
세상에 없으리.

사람이 사람을
참 사랑한다는 것은

슬픔의 강이
슬픔의 강과 만나

서로를 보듬고
따뜻이 안아주는 일

커다란 산이 가로막아도
끊기지 않고

깊이깊이 흘러
슬픔의 바다에서 만나는 일.


+ 강물  

내 맘속 밑바닥에는
강물이 흐른다

아직은 평화의 바다에
가 닿지 못하여

시시각각 변덕을 떠는
얕은 강물이 흐른다

잠시 사랑과 기쁨이다가
한순간 미움과 슬픔으로 바뀌는

때로는 희망과 행복이다가
또 절망과 우울함의 모습인

강물 하나
굽이쳐 흐르고 있다.

아!

육십 해 가까이 살고서도
아직도 오락가락 하는

이 마음의 강물은
언제쯤 평화의 바다에 이를까

이 목숨 살아 있을 때
그리 될 수는 없을까.


+ 강물

말없이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본다

가만히 멈추어 있는 듯해도
쉼 없이 흐르는 강물

언젠가는 저 멀리
바다에까지 가 닿을 테지.

소리 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강물을 생각해본다

한순간도 정지함이 없이
흘러 흘러서 가는 시간 속

이 목숨도 머잖아
죽음의 바다에 다다르겠지.

강물은 참 느린 것 같지만
얼마나 빠른가

인생은 퍽 지루한 것 같아도
얼마나 짧은가!


+ 강물의 기도

저는
흘러 흘러가요

끝없는 흐름이
저의 타고난 운명이에요

가만히 있는 것같이 보여도
쉴새없이 몸을 움직여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저를 보고 유명한 말을 했대요

"흐르는 강물에는 두 번 다시
몸을 담그지 못한다."

만물 유전(萬物 流轉)
'세상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뜻이래요.

주님!

별것 아닌 것 같은 저의 존재에
이런 깊은 뜻이 담겼다니 놀라워요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흘러가게 해주세요

조급한 마음 갖지 않고
유유히 흘러가게 해주세요

마침내 넓고 푸른 바다에
이르게 해주세요

이 흐름의 여행을
매 순간 즐길 수 있게 해주세요

멈춤보다야 흐름이
아무래도 더 멋지지 않겠어요.

* 정연복(鄭然福): 1957년 서울 출생. pkom54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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