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시 모음> 사무엘 울만의 '청춘' 외
도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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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시 모음> 사무엘 울만의 '청춘' 외
+ 청춘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그것은 장밋빛 뺨, 앵두 같은 입술
하늘거리는 자태가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을 말한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물에서 오는 신선한 정신
유약함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살의 청년보다
육십이 된 사람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우리가 늙는 것은 아니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
세월은 우리의 주름살을 늘게 하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지는 못한다.
고뇌, 공포, 실망 때문에 기력이 땅으로 떨어질 때,
비로소 마음이 시들어 버리는 것이다.
60살이든 16살이든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는 놀라움에 끌리는 마음,
젖먹이 아이와 같은 미지에 대한 끝없는 탐구심,
삶에서 환희를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법이다.
그대와 나의 가슴속에는
남에게 잘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간직되어 있다.
아름다움, 희망, 희열, 용기
영원의 세계에서 오는 힘,
이 모든 것을 간직하고 있는 한
언제까지나 그대는 젊음을 유지할 것이다.
영감이 끊어져 정신이 냉소라는 눈에 파묻히고,
비탄이란 얼음에 갇힌 사람은
비록 나이가 20살이라 할지라도
이미 늙은이와 다름없다.
그러나 머리를 드높여
희망이란 파도를 탈 수 있는 한,
그대는 80살일지라도
영원한 청춘의 소유자인 것이다.
(사무엘 울만·미국 시인)
+ 청춘·2
살아 있으니까 아픈 것이다
나무도 흔들리면서 성장하고
별빛도 바람의 마찰 속에서 빛나는 것이다
낙담 마라
꿈이 있으니까
절망도 하는 것이고
젊으니까 아픈 것이다
아픔 속에서
청춘은 눈부시게 타오르는 것이다
(이근대·시인, 1965-)
+ 청춘
청춘이란 마음의 젊음이다.
신념과 희망에 넘치고 용기로 가득해서
나날이 새로운 활동을 계속하는 한
청춘은 영원히
그 사람의 것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일본 기업인, 1884-1989)
+ 싹
이상은
아름다운 꽃다발을
가득 실은
쌍두마차였습니다
현실은
갈가리 찢어진
두 날개의
장송의 만가였습니다
아하!
내 청춘은
이 두 바위틈에 난
고민의 싹이었습니다
(김용호·시인)
+ 청춘 아닌 그 누가 있을 수 있는가
고목도 젊어지는
오뉴월 초록 세상에서는
청춘 아닌 그 누가 있을 수 있는가
신록을 따라 녹음을 따라
푸를 대로 푸르러 푸른 숨결 차올라서
뜨겁게 달궈지고
거칠 대로 거칠어져서
도무지 겁나는 것이 없는
무더위와 폭풍과 장대비의
그 열정 그 광기 그 고통이 휘몰아쳐 줘서
젊음이란다
꿈과 이상으로 밀고 가는 힘과 용기란다
지혜의 태반이란다
감당 못할 시련이란 없는 법이란다
(유안진·시인, 1941-)
+ 내 청춘이 지나가네
내 청춘이 지나가네
말라붙은 물고기랑 염전 가득 쏟아지는 햇살들
그렁그렁 바람을 타고 마음의 소금 사막을 지나
당나귀 안장 위에 한 짐 가득 연애편지만을 싣고
내 청춘이 지나가네, 손 흔들면 닿을 듯한
애틋한 기억들을 옛 마을처럼 스쳐 지나며
아무렇게나 흙먼지를 일으키는 부주의한 발굽처럼
무너진 토담에 히이힝 짧은 울음만을 던져둔 채
내 청춘이 지나가네, 하늘엔
바람에 펄럭이며 빛나는 빨래들
하얗게 빛 바랜 마음들이 처음처럼 가득한데
세월의 작은 도랑을 건너 첨벙첨벙
철 지난 마른풀들과 함께 철없이
내 청춘이 지나가네, 다시 한 번 부르면
뒤돌아볼 듯 뒤돌아볼 듯 기우뚱거리며
저 멀리,
내 청춘이 가고 있네
(박정대·시인, 1965-)
+ 청춘은 아름다워라
기쁨이 넘치니
청춘은 아름다워라.
청춘은 아름다워라.
청춘은 다시 오지 않나니.
장미꽃이 피고, 패랭이꽃이 피고...
하지만 그 꽃들도 언젠가는 시들고 말리니.
포도줄기가 자라고, 포도덩굴이 무성하구나.
거기서 고귀한 포도주가 솟아나리라.
장미꽃으로 화환을 엮어라!
청춘은 아름다워라.
청춘은 다시 오지 않나니.
그리하여 다시 한번 말하노라.
청춘의 세월들은 아름다워라.
청춘은 아름다워라.
청춘은 다시 오지 않나니.
(작자 미상)
+ 청춘의 도주
피로한 여름이 머리를 숙이고
호수에 비친 자신의 퇴색한 모습을 본다.
나는 지쳐서 먼지투성이가 되어
가로수 그늘 길을 걸어간다.
포플러나무 사이로 수줍은 바람이 불어 가고,
내 등뒤의 하늘에는 노을이 빨갛게 물들었다.
그리고 내 앞으로는 저녁의 불안과
-황혼과-죽음이 보인다.
나는 지쳐서 먼지투성이가 되어 걸어간다.
내 뒤에는, 청춘이 망설이며 걸음을 멈추고,
예쁜 머리를 숙이고
이젠 앞으로 나와 같이 가지 않으려 한다
(헤르만 헤세·독일 시인, 1877-1962)
+ 청춘 서시
나는 빛나는 청춘
하늘의 별빛에 못지 않다
나는 불타는 젊음
활화산의 용트림이 부럽지 않다
나의 전진하는 두 발
대양의 거센 파도가 무색하다
나의 힘차게 솟구치는 힘
창공을 비상하는 독수리와 다름없다
나는 거침없는 자유
불고 싶은 대로 부는 바람이다
나는 거짓 없는 순수
안팎이 다르지 않은 영혼이다
나는 두려움 없는 패기
고난과 시련 앞에 무릎 끓지 않는다.
이 목숨 다하는 그 날까지
결코 청춘의 기상을 잃지 않으리
내 자신의 생
또 만인의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리.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